메이저리그가 본토 개막전을 시작으로 대장정에 돌입한다. 코리안 메이저리거 5인도 저마다 목표를 향해 뛴다.
2019 메이저리그는 스토브리그부터 다사다난했다.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매니 마차도(샌디에이고)가 3억 달러가 넘는 대형 계약을 하며 FA(프리에이전트) 이적을 했다. 마이크 트라우트(LA 에인절스) 놀런 아레나도(콜로라도)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 블레이크 스넬(탬파베이) 등 일부 정상급 선수들은 5년 이상 장기 연장 계약을 하며 정착 의지를 보였다. 보스턴의 정상 수성·휴스턴의 견제·LA 다저스의 3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도 관심사다.
한국 팬도 설렌다. 타자 3명은 주전 확보가 확실하다. 투수 2명은 선발과 불펜에서 중책을 맡는다.
류현진(32·LA 다저스)의 행보가 단연 관심을 모은다. 그는 아홉 시즌 만에 다저스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선 새 얼굴이다.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가 어깨 통증으로 시즌 준비가 늦어졌고, 데이비드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을 29일(한국시간) 애리조나와 홈 개막전 선발로 낙점했다. 2002년 박찬호(당시 텍사스) 이후 17년 만에 한국인 투수가 소속팀의 시즌 첫 경기를 열었다.
결과를 떠나 시즌 첫 경기부터 류현진의 달라진 위상이 엿보였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다저스의 퀄리파잉오퍼를 수락하며 '200억' 가치를 인정받았다. 스프링캠프에서도 다저스의 대표 투수다운 대우를 받았다. 몸값·팀 내 소속 연차·실력 모두 개막전에 나서기에 부족함이 없다.
겨우내 어깨 부상을 당했을 때 재활을 도운 김용일 트레이너와 손잡고 밀도 있는 몸 관리를 했다. 컨디션은 최상이다. 목표로 20승을 내세웠다. 류현진은 "아프지 않고 풀타임 시즌을 치르겠다는 의지였다"고 했다. 부상만 없다면 가능하다는 자신감이다. 시즌 종료 이후 다시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기 때문에 동기부여도 되는 시즌이다. 팬들은 닷새마다 반가운 소식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오승환(37)은 건재를 증명해야 한다. 콜로라도와 계약은 2019시즌까지다. 그는 지난해 11월, 국내 복귀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여전히 묵직한 공을 던지고, 성적도 뛰어나지만 30대 중반을 넘긴 나이가 다음 시즌 거취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그는 "프로 선수에게 중요한 건 나이가 아니라 실력이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가 나이를 숫자로 만들지 관심을 모은다.
메이저리거 맏형 추신수(37·텍사스)도 오승환과 상황이 비슷하다. 그는 스토브리그뿐 아니라 시즌 중에도 트레이드설에 시달린다. 현지 언론은 고액 몸값을 받는 그가 리빌딩이 필요한 텍사스에 걸림돌이라고 본다. 개막전에서도 좌완 투수 존 레스터(시카고 컵스)가 선발투수로 나서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팀의 리드오프 역할을 잘 수행하는 선수다. 어떤 팀이든 경험 많은 베테랑이 필요하다. 부상만 없다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다.
음주 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뒤 어렵게 그라운드로 돌아온 강정호(32·피츠버그)는 재기를 노린다. 시범 경기에서 홈런 7개를 때려 내며 주전 경쟁에서 앞섰다. 장타력이 부족한 피츠버그 타선에 무게감을 더할 수 있는 자원으로 평가된다.
탬파베이 내야수 최지만(28)도 주전 1루수로 나설 전망이다. 시즌 전 아비사일 가르시아 등 가세한 선수들과 경쟁했지만 시범 경기에서 타율 0.366·2홈런을 기록하며 자리를 지켰다. MLB.com 탬파베이 뎁스 차트에도 그의 이름이 1루수 가운데 가장 먼저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