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오프닝 존재감을 드러낸 신작이다. 한 날 한 시 동시 개봉한 신작 세 편으로 스크린 판도가 확 바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0일 박스오피스 1위는 신작 '돈(박누리 감독)'이 차지했다. '돈'은 오프닝 스코어 16만5838명을 기록, 누적관객수 25만4186명을 기록하며 '캡틴 마블'을 꺾고 14일만에 한국 영화 1위 탈환에 성공했다.
'돈'은 부자가 되고 싶었던 신입 주식 브로커 일현(류준열)이 베일에 싸인 작전 설계자 번호표(유지태)를 만나게 된 후 엄청난 거액을 건 작전에 휘말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류준열, 유지태, 조우진 등 베테랑급 배우들이 돈 놀이판 선수들로 만나 어렵지만 재미있는 상업 오락 영화를 탄생시켰다.
'캡틴 마블'은 '돈'에 밀려 2위로 내려 앉았지만 또 다른 신작 '악질경찰(이정범 감독)', '우상(이수진 감독)'은 야무지게 방어했다. '캡틴 마블'은 이날 4만6045명을 동원해 누적관객수 480만1421명을 나타내며 500만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마블 첫 여성 솔로무비의 신고식은 예상대로 뜨거웠고, 또 화려했다. '악질경찰'과 '우상'은 다소 아쉬운 첫날을 맞이해야 했다. '악질경찰'은 3만3072명을 동원해 3만6155명을 누적했고, '우상'은 2만7183명(누적관객수 3만6689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두 영화 모두 관객들의 환심을 산 오락과 코미디 코드가 제외 된 무겁고 어두운 작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영화와 배우의 힘이 워낙 강하기에 추후 터질 입소문에 대한 신뢰가 크다.
'악질경찰'은 뒷돈은 챙기고 비리는 눈감고 범죄는 사주하는 쓰레기같은 악질경찰이 폭발사건 용의자로 몰리고 거대 기업의 음모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다. 세월호 소재를 차용해 호불호 갈리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감독과 배우가 쏟아부은 진정성만큼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후문이다. '우상'은 아들의 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 남자와 목숨 같은 아들이 죽고 진실을 쫓는 아버지, 그리고 사건 당일 비밀을 간직한 채 사라진 여자까지. 그들이 맹목덕으로 지키고 싶어 했던 참혹한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첫 장편영화 '한공주'로 국내외 유수 영화제들을 휩쓴 이수진 감독의 신작이자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의 조합으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예술적인 상업영화라는 평이 있지만, 보면 볼 수록 흥미롭고, 볼 때마다 느낌이 다른 작품으로 n차 관람이 필수다.
오프닝 성적은 오프닝 성적일 뿐 실관람객들의 반응에 따라 판도는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 무엇보다 마블에 대적하며 3월 비수기에 개봉한 것 만으로도 기특하다. 각 작품마다 남다른 메시지와 의미를 담아낸 만큼 모든 영화가 관객들의 애정을 받을 수 있을지 지금부터 펼쳐질 흥행 레이스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