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잇단 악재 속에서도 3년만에 매출 '1조클럽'에 재입성 했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일시적 현상"이라며 한미약품의 실적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조16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1% 늘었다고 29일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36억원으로 1.7% 증가했다.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51% 감소한 342억원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은 4분기 호실적 이유로 자체 개발 전문의약품을 꼽고 있다. 특히 다른 경쟁 제약사들은 전체 매출 가운데 도입 외산 상품 비중이 45% 이상인 것과 달리 한미약품의 93.3%가 외산이 아닌 자체 개발한 제품이란 점에서 큰 성과를 냈다는 것이다. 한미약품의 개량신약 '아모잘탄'(고혈압)은 지난해 매출 474억원을 기록했고, 고지혈증약 '로수젯'은 489억원, 역류성식도염약 '에소메졸'은 246억원을 거두며 실적몰이를 했다.
중국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북경한미약품은 지난해 매출액 2282억원으로 전년보다 7% 늘었다. 영업이익은 430억원으로 30% 증가했다. 순이익도 27% 늘어난 370억원을 거뒀다.
한미약품 측은 "외형성장뿐 아니라 자체개발품 성장으로 인한 내실 성장이 연구개발(R&D)투자로 이어져 한미만의 기술력을 축적시키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방식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식시장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한미약품의 흑자는 자체 개발 전문의약품 때문이 아닌 일시적인 요인일 뿐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53만원으로 하향한다고 밝혔다. 진흥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호실적은 예상치 못했던 기술료 덕분"이라면서 "올해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될 상황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2017년부터 제넨테크(Genentech)에서 유입되던 기술료가 올해로 종료되기 때문에 영업이익 개선이 어렵다는 것이다. 진 연구원은 "추가적인 기술료 유입이 없다면 한미약품의 올해 영업이익 증가율은 6%에 불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글로벌 투자기관인 골드만삭스 역시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일회성 수수료수익 때문"이라며 "올해 이익은 매출 성장이 둔화될 것이고 수익성 상승도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는 또 다른 반전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최근 10년간 매출 대비 평균 15% 이상을 R&D에 투자했다. 2018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율은 18.99%로 1929억원이다. 올해는 상반기 혈액암과 당뇨·비만 임상 종료 및 진입 등을 앞두고 있다. 한미약품으로서는 그동안 투자한 R&D 성과물을 내야 내년에도 실적 상승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