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수목극 '남자친구'가 방송 10회만에 자체 최저 시청률인 7.5%(닐슨코리아 기준)까지 떨어졌다. 한때 두 자릿수까지 치고 올랐던 것에 비하면 너무 낮다. 또한 2회부터 순차적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더욱 안타깝다.
드라마는 12회까지 방송됐다. 송혜교(차수현)와 박보검(김진혁)의 로맨스는 불타오르고 있다. 사랑의 징표인 커플링을 나눠 끼며 더욱 굳건한 사랑을 다짐해 설렘을 자아냈다. 여기에 빠질 수 없는 방해꾼인 장승조(정우석)의 훼방도 심화되고 있다. 분명 드라마는 절정으로 치닫고 있으나 시청률은 하락 중이다.
그 이유는 대본이다. 첫 회부터 지적된 유치하기 짝이 없는 대본 그대로 12회까지 지속됐기 때문이다. 드라마 초반 송혜교·박보검이 백사장에 앉아 모래성을 쌓는 장면은 모두가 아연실색. 감자떡을 두고 '오늘부터 1일입니다'라는 대사 또한 오글거려 들어줄 수 없었다. 그나마 배우들의 연기 덕분에 유치함에도 개연성을 싣지만 이것마저 16회까지 이어지긴 쉽지 않다.
동시간대 '황후의 품격'이 욕하면서도 사람들이 보는 이유는 단 하나. 다음회가 궁금해서다. '남자친구'는 좀처럼 다음회가 궁금하지 않다. 유치한 사랑 속삭임은 계속될 것이고 이를 방해하는 세력들은 끊임없이 괴롭힌다. 반복되는 상황 속 의미없는 엔딩은 곧 시청자들의 화를 불러올 뿐이다.
대본을 쓰고 있는 유영아 작가의 드라마 전작은 '버디버디' '예쁜 남자' '딴따라' 등이며 오히려 영화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오직 그대만' '코리아' '7번방의 선물' '스파이' '노브레싱' '상의원' '형' 등을 각색·각본했다. 드라마에서 타율이 좋지 않아 모두가 걱정했고 그 걱정은 곧 현실이 됐다.
부실한 대본은 배우들의 연기로 커버하고 있다. 송혜교는 물오른 미모를 뽐내며 전 시댁과 회사, 연하의 남자친구 사이 고민하는 차수현을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박보검 또한 '국민 연하남'이라는 타이틀을 이번에 다시 한 번 달았다. 이 밖에 고창석·차화연·남기애·곽선영 등 조연진의 감초 연기도 유치한 대본을 심폐소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