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첫 출전한 예멘은 8일 열린 2019 UAE 아시안컵 조별예선 C조 이란과 경기에서 5-0으로 대패하며 가혹한 데뷔전을 마쳤다. AP=연합뉴스 제공
데뷔전은 가혹했다.
사상 첫 아시안컵 본선 무대를 밟은 예멘·키르기스스탄이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나란히 패했다. 예멘은 8일(한국시간) 열린 이란과 2019 아랍에미리트(UAE)아시안컵 조별예선 C조 첫 경기에서 0-5로 대패했다. 이번 대회 출전 국가 중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가장 높은 이란(29위)을 상대로 호기롭게 '맞불 작전'을 놓은 것이 화근이 됐다. 예멘(135위)은 이번 대회 출전국 중 FIFA 랭킹이 가장 낮다. 경기 시작부터 예멘 문전을 위협하기 시작한 이란은 전반 12분에 일찌감치 선제골을 만들었다.
사르다르 아즈문의 골대 정면 중거리 슈팅을 예멘 골키퍼 사우드 알소와디가 쳐 내자, 메디 타레미가 쇄도해 오른발로 골대 안에 밀어 넣었다. 전반 22분엔 아슈칸 데자가의 프리킥 직접 슈팅이 골대를 강타한 뒤 알소와디에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이 골은 알소와디의 자책골로 기록됐다. 2분 뒤에는 타레미가 헤딩 슈팅으로 연결해 팀의 세 번째 골을 만들었다. 후반전에도 일방적인 흐름은 이어졌다. 이란의 파상공세가 이어지던 중 후반 8분, 아즈문이 골키퍼의 어설픈 골 처리를 놓치지 않고 쐐기골로 연결했다. 후반 33분엔 사만 고두스가 수비수가 걷어 낸 공을 중거리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득점 대열에 가세했다. 예멘은 전반전 초반에 한 차례 위협적인 슛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힘 한번 써 보지 못한 채 아시안컵 데뷔전을 대패로 마쳤다.
키르기스스탄도 7일 중국과 C조 조별예선 1차전에서 아시안컵 본선의 높은 벽을 절감했다. 키르기스스탄은 전반 42분, 아흐리딘 이스라일로프가 아크 정면에서 강한 왼발슛으로 선제골을 뽑았다. 하지만 후반 5분 중국 코너킥 상황에서 골키퍼 마티아시가 골문으로 펀칭하는 어이없는 자책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1-1 동점을 만든 중국은 파상공세로 역전골을 노렸고, 후반 33분에 위 다바오가 왼발슛으로 골망을 가르면서 승부를 뒤집었다. 산 넘어 산이다. 키르기스스탄의 2차전 상대는 한국(12일)이기 때문이다.
같은 조의 필리핀도 같은 날 한국에 0-1로 졌다. 필리핀은 후반 22분에 벤투호의 간판 골잡이 황의조에 터닝슛 결승골을 내주며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필리핀은 팀 분위기가 좋은 편이다. 한 수 위의 상대인 한국을 맞아 밀리지 않는 경기를 펼친 덕분이다. 스벤 예란 에릭손 필리핀 감독은 한국전이 끝난 뒤 "경기 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득점 기회를 많이 만들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전을 통해 얻은 자신감으로 2차전 승리를 자신했다. 2차전 상대는 중국이다. 에릭손 감독은 "이제 우리는 중국전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