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싱어송라이터 미아(MiA)가 지난 18일 데뷔했다. 첫 번째 미니앨범 '무비 스크린(Movie screen)'은 영화 같은 음악을 담은 분위기로, 미아가 전곡을 직접 프로듀싱을 도맡았다.
데뷔 앨범부터 이례적인 전곡 프로듀싱을 한 미아는 미국 버클리 음대 재학생으로,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한국행을 택한 '음악천재'다. 작사, 작곡, 편곡 능력은 물론 다른 가수들과 달리 트랙을 직접 만들 수 있다. 미아의 재능을 일찌감치 알아본 CJ E&M 레이블 스튜디오 블루와 전속계약을 마쳤다.
하지만 미아는 "저는 천재가 아니에요. 노래가 좋아서 이 길을 택했죠"라고 겸손해 했다. 그러면서 "연말에 데뷔라는 꿈을 이루게 됐다. 자주 앨범을 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하고 싶어 휴학계를 내고 왔다. '자꾸 끌리는 목소리'라는 수식어를 들을 때까지 대중들에 내 음악을 열심히 세뇌시키겠다"고 데뷔 소감을 전했다.
-버클리 음대에 입학하려면 무얼 준비해야 하나. "서류심사도 있지만 오디션을 정말 길게 본다. 30분 이상 걸리는데 미니 수업을 듣는 기분이다. 즉석에서 여러가지를 시킨다. 교수님이 즉석에서 재즈를 연주하면 그에 맞춰 스캣을 했다. 준비한 노래뿐만 아니라 다양한 재능을 평가받는 듯한 느낌이다."
-보컬 전공인가. "보컬로 들어갔지만 전공은 언제든지 바꿀 수 있고 복수 전공도 가능하다. 음악치료학과도 있어서 의대처럼 공부만 하는 친구들도 있다. 현재 3학년 휴학 중인데 작곡에도 관심이 많아 다방면으로 공부를 해볼 생각이다."
-원래부터 가수가 꿈인가. "어려서부터 노래를 해왔지만 TV에 나오는 가수가 되는 건 내 이야기가 아니라 생각해왔다. 앞에 나서는 성격이 아니라 적성에 맞지 않을 것 같았다. 대학 다니면서 자기 앨범을 내는 친구들이 많았기에 나도 작곡가 쪽으로 나가면서 혼자 앨범을 내보면 어떨까 정도로 생각해왔다. 그런데 이렇게 소속사에 와서 가수가 되리라곤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학교에서 배운 특별한 수업이 있다면. "광고음악 30초 짜리 만들기가 기억난다. 유니콘 인형 광고였는데 어려웠다. 제품보다 음악이 튀어선 안되고, 음악이 묻혀서도 안되는 것이 바로 광고더라. 악명높은 교수님 수업도 생각난다. 언밸런스한 주제 두 가지를 뽑아 곡을 만드는 수업이 있는데, 내가 희망을 골랐더니 교수님이 전쟁을 붙여주시더라. '희망과 전쟁'이라는 상반된 주제로 음악을 풀어야 해서 어려웠다."
-데뷔 타이틀곡 '블라인드' 주제 또한 언밸런스하다. "맞다. 계산하고 만든 건 아닌데 사랑의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노래다. 처음에는 밝은 분위기인데 마지막엔 '손을 놓으면 안 돼'라는 두려움의 가사로 끝난다. 환상에 들뜬 느낌으로 계속 사랑에 빠지고 싶다는 내용이다."
-실제 연애스타일은. "사랑에 빠졌을 때를 생각해보니 마냥 좋고 설레지는 않았다. 누구를 좋아하면 영원한 건 없을거라는 생각에 상대에 미안하지만 끝을 먼저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 사랑이 끝나지 않길 바라는 두려움도 생긴다. 그렇다고 환상을 추구하는 건 아니다. 현실적으로 보고, 이뤄지지 않을 것 같으면 빨리 빠져나온다."
-앨범에 프라이머리와의 협업곡도 담겼다. "4번 트랙 '오아'를 함께 했는데 트랙을 누군가가 짜준다는 것이 이렇게 편한 일인 줄 몰랐다. 프라이머리는 트랙에 집중하고 나는 멜로디를 짰다. 트랙을 받아서 작업해보니 좋아서 기회가 된다면 또 해보고 싶다. 특히 프라이머리 특유의 트렌디하면서도 대중적인 느낌이 있어 좋았다." -스스로 장점을 꼽아본다면. "셀프 프로듀싱을 한다는 것이다. 작사 작곡을 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보통은 트랙까지 짜는 건 아니다. 나는 트랙부터 혼자 다 할 수 있다. 주변 뮤지션들이 '트랙을 짜는 가수는 흔치 않다. 엄청난 장점'이라고 해주셨다. 그래서 더 욕심이 생긴다. 나만의 색깔을 더 담을 수 있는 노래를 쓰고 싶다."
-20대 중반에 데뷔해 아이돌과 경쟁해야 한다는 부담은 없나. "또래에 비해 늦은 시작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준비가 된 상태에서 첫 앨범을 낼 수 있어서 만족한다. 꿈꾸던 앨범이 나왔다. 10대에 내가 가수 데뷔를 했더라면 이 정도 만족도는 없었을 것이다."
-내년 목표가 있다면. "'자꾸 끌리는 목소리'라는 수식어를 듣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자주 컴백을 해야 할텐데 작업을 열심히 해보겠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 사진=스튜디오 블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