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국가부도의 날(최국희 감독)' 개봉을 앞두고 있는 유아인은 2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더 돋보일 수 있는 캐릭터, 작품들이 더 많았을텐데 '국가부도의 날'을 택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우리 모두 부도를 두려워하기 때문에?"라며 싱긋 웃어 눈길을 끌었다.
유아인은 국가부도의 위기를 직감하고 이를 자신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로 삼아 위험한 베팅을 시작하는 윤정학을 연기했다. 위기에 투자하는 과감함과 욕망에 충실한 본능을 지녔지만 경제 위기의 현장을 목도하며 복잡한 감정을 느끼는 윤정학은 IMF 시대의 또 다른 이면을 담아낸다.
유아인은 "부도의 상황이 개인과 국가에 미치는 영향들, 그런 것들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흥미롭다는 것을 떠나 우리 모두는 돈의 세계를 살고 있는 상황에서 어떠한 느낌 들고 어떠한 정신들로 살아갈 수 있을까를 알려주는 것 같았다. 모두가 공감대를 이룰 수 있을만한 이야기 아닌가. 참여하는 것 만으로도 의미있다고 생각했다"고 진심을 표했다.
이어 "내가 배우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주목받는 자체가 일이지만 목적은 아니다. 내 목적은 분명 작품이다. 재미있는 말을 드리고 싶지만 이게 내 진심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전에 '우아한 거짓말' 같은 영화에서 가발 쓴 역할도 할 수 있었던 것 같고,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신 '베테랑' 속 조태오 같은 악역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즉각적인 사랑과 주목을 받는 것 보다, 관심있는 것에서 즐겁게 한 부분이 되어지는 것이 배우로서 내 의지이고 목표다"며 "이번 영화에서는 진지하고 긴박한, 심각한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이 이야기 자체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불러 일으키는 역할을 충실히 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가부도의 날'은 국가부도까지 남은 시간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IMF 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8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