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이강철(52) 신임 감독은 KT의 체질 개선을 위해 세 가지를 강조했다. 도전, 협업 그리고 시스템이다.
이 신임은 18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취임식을 치렀다. 두산 수석 코치를 맡던 그는 지난달 20일 KT의 3대 감독으로 내정됐고, 한국시리즈 일정이 끝난 뒤 새 팀에 합류했다. 취임식 직후 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 중인 마무리캠프로 향했다. 본격적으로 사령탑 역할을 수행한다.
유태열 KT 스포츠단 사장은 "체질 개선과 승리 의지 고취, 새로운 팀 컬러 최적화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숭용 신임 단장도 "감독님의 재계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신임 감독도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목표다"고 했다. "KT의 젊은 선수들이 성취감과 자신감을 갖는다면 더욱 성장할 수 있다"며 말이다. 감독 데뷔 첫 해 소속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한용덕 한화 감독의 성과를 인정하며 "나도 해내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모든 신임 감독이 상향 조정된 목표를 내세운다. 그러나 KT는 1군 무대 진입 뒤 네 시즌동아 10위 세 번, 9위 한 번에 그친 팀이다. 현실론은 아니다. 그래서 신임 감독은 구체적인 팀 운영 기조를 전했다. "세 가지를 강조하겠다"며 도전와 협업 그리고 시스템 세 단어를 꺼냈다.
도전은 취임식 내내 언급한 말이다. "선수들이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주도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야구장에서만큼은 사생활 간섭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외부에서 본 KT는 잠재력이 있는 팀이었다고. 그러나 승리보다 패전이 많은 탓에 자신감마저 꺾였다고 진단했다. 기량뿐 아니라 마음가짐의 교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협업을 강조하며 독단을 경계했다. 이 신임은 "구단에는 코칭 스태프뿐 아니라 많은 분야 전문가가 있다. 내 경험에 의존하지 않겠다. 전문가의 의견을 경청하며 해결책을 찾아야 성장을 가속화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현장과 프런트가 자유로운 소통을 통해 동반 성장을 노려야 한다고 본다"고 전했다.
시스템 구축은 이강철호의 핵심 과제다. 이 신임은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둔 한화에 대해 "선수 개개인에게 적합한 역할 부여를 잘했기 때문이다"고 했다. 선수들은 자신의 강점을 명확하게 알아야 하고, 지도자는 이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역할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선수의 장단점을 명확하게 분석해 성장 로드맵을 제시하고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최적화된 보직을 부여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KT는 신생팀 특혜로 다수 유망주를 영입했다. 그러나 육성 성과는 미미하다. 올 시즌 신인왕이 유력한 강백호는 원래 뛰어난 선수다. 발굴은 우완 옆구리투수 고영표 정도다. 내, 외부에서 선수단 잠재력은 높이 평가 받고 있다. 신임 감독은 그 많은 구슬을 이제는 잘 꿰어야 한다고 진단한 것이다.
이미 투수 운용은 구체적인 구상이 있다. "기본적인 틀을 짜고 시즌을 치르려 한다"며 "선수들이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잘 알고 경기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선발-중간-셋업맨-클로저 역할을 명확하게 나눈다는 의미다. 선발과 마무리 사이는 경기 상황과 선수의 능력·성향을 고려한다. 이 지점은 김진욱 감독 체제와 다르지 않다. 그러나 그동안 땜질이 많던 선발과 마무리투수는 명확하게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전임 감독도 가을야구를 목표로 내세웠다. 비전 제시도 허술하지 않았다. 결과는 따라주지 못했다. 이강철호는 다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