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의 배병준(28·188cm)이 무명 설움을 딛고 '3점 슈터'로 거듭나고 있다.
배병준은 2018~2019시즌 프로농구 3점슛 부문 국내 선수 1위를 달리고 있다. 3점포를 경기당 2.4개씩 터뜨릴 만큼 절정의 슈팅 감각을 보이고 있다. 국내 선수 중에선 최다이고, 외국인 선수까지 포함하면 5위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무명 선수였다. 지난 시즌 창원 LG 소속으로 2경기 출전하는 데 그쳤다. 지난 6월 LG에서 트레이드돼 인삼공사 유니폼을 입을 때까지 그를 주목하는 사람은 없었다. 당시 인삼공사는 강병헌-이원대를 LG로 보내고, 기승호-배병준을 받는 맞트레이드를 했는다. 인삼공사 홈팬들에겐 기승호의 합류가 관심거리. 2대2 트레이드에서 메인은 기승호, 배병준은 '보너스 선수' 같은 존재였다는 이야기다.
그랬던 그가 시즌 개막과 동시 손에서 불을 뿜고 있다. 배병준은 지난 10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 원정경기에서 3점포 4개를 포함해 15득점을 터뜨리며 팀의 73-61에 힘을 보탰다. 2012~2013시즌 LG에서 데뷔한 배병준은 지난 시즌까지 3점슛을 총 11개 넣었는데, 이번 시즌에만 통산 기록의 2배가 넘는 24개를 꽂아넣었다. 성공률도 높다. 그는 47개 가운데 24개 적중으로 51.1%의 3점슛 성공률을 자랑한다.
후보 시절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공을 던진 결과물이다. 그는 LG 시절 출전 기회가 거의 없어 경기가 있는 날에도 선수단과 동행하지 못하고 경기도 이천 숙소에 남아서 훈련했다. 포기할만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공을 던졌다.
배병준은 "트레이드되면서 (출전 기회에 대한) 기대감을 가진 것이 사실"이라며 "입대한 슈터 (전)성현이 공백을 메우고 싶지만 그건 쉽지 않을 것 같고 대신 수비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몰라보게 달라진 이번 시즌 공격력에 대해선 "가드나 (오)세근이 형이 슛 기회를 많이 봐준다"고 동료 선수들에게 공을 돌리며 "특히 세근이 형이 기량 발전상을 받게 해준다고 했는데 그것보다는 팀 성적이 요즘처럼 계속 상위권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병준은 이어 "예전에는 개인 운동할 때만 슛 연습을 했는데 팀을 옮기고 나서 연습 경기 등 실전 상황을 가정한 상황에서도 훈련을 많이 했다"며 "손규완 코치님도 슈팅 자세를 많이 봐주셨고 특히 움직이며 쏘는 슛을 강조하신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승기 인삼공사 감독은 "3점은 안 들어가도 좋고, 그것 때문에 팀이 져도 얼마든지 좋다고 얘기해 준다"며 "다만 수비에서 지면 그건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더니 수비도 열심히 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