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월화극 '계룡선녀전'은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 인기리에 연재된 동명의 웹툰을 리메이크한 드라마다. 원작은 고려·조선 시대를 거쳐 바리스타가 된 선녀가 환생한 서방님을 찾는다는 독특한 발상과 매력적인 캐릭터, 아기자기한 스토리, 여운 있는 메시지 등이 매력적인 작품으로 제작이 확정됐을 때부터 원작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지난 5일 첫 방송부터 기대감은 산산이 조각났다. 원작 팬뿐 아니라 웹툰을 안 본 시청자까지 눈길을 돌리게 만드는 완성도로 혹평받고 있다. 원작 파괴, 웹툰과 드라마의 장르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과한 연출 등 실패의 법칙을 보여 주고 있다. 1회는 시청률 14.4%로 종방한 '백일의 낭군님' 힘을 받아 5.6%를 기록했지만 2회는 5.0%로 0.6% 하락했다.(닐슨코리아 전국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
가장 혹독하게 비판받는 점은 컴퓨터 그래픽(CG)이다. 원작은 고양이·비둘기·사슴 등 다양한 동물들이 등장, 이들이 사람처럼 말한다. 또 주인공이 선녀기 때문에 손만 대도 꽃이 피는 등 기묘한 능력을 발휘한다. 드라마에서 이를 CG로 표현하기 위해 첫 방송 6개월 전부터 사전제작에 돌입했다. 결과물은 참담하다. CG라는 것이 티가 날 수밖에 없음을 고려해도 디테일이 부족하고 조악했다. 시청자들은 10년 전 방영된 '꽃보다 남자'의 수영장 오리 CG와 비교하며 "그때보다 나아진 게 전혀 없다"고 혹평을 늘어놓았다.
원작을 완전히 부정하는 수준의 연출과 캐릭터 해석도 비판받고 있다. 남자주인공 정이현은 잘생긴 데다 능력도 좋지만 결벽증에 불면증까지 있는 냉소적이고 까칠한 남자다. 정이현을 연기하는 윤현민은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뜨거나 입술을 삐죽거리는 등 평면적인 표정과 마임을 연상시키는 과장된 액션으로 한없이 가볍게 표현했다. 미용실에 가서 "청포 물로 감겨 주시오" 하는 선녀 문채원의 머리칼이 염색모인 것도 부자연스럽기 짝이 없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계룡선녀전'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은 이유로 웹툰과 드라마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코믹 연출을 들었다. 정 평론가는 "'계룡선녀전'이 내세운 코미디는 웹툰에선 재미있을 수 있는 내용이지만 드라마에서 그대로 했을 땐 웃음이 나오기가 힘들다. 코미디가 별로 안 웃기다는 게 가장 큰 문제고, 그래서 CG나 이야기까지 동떨어져 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