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내야수 송성문(22)은 2018시즌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다. 의외의 선수의 활약이 변수가 되는 단기전에서 소속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송성문은 1군 데뷔 5년 차, 올 시즌 전까지 1군 무대에 45경기밖에 나서지 못한 무명이었다. 그러나 주전 내야수 서건창과 김민성이 부상과 컨디션 난조를 보이는 사이, 출전 기회가 늘었고 뛰어난 타격 능력을 증명했다. 수비 능력은 신인왕 후보로도 평가된 김혜성에 미치지 못했다. 와일드카드 1차 결정전에서도 장정석 감독은 수비 강화를 위해 송성문의 활용법을 교체 투입으로 한정했다.
그러나 큰 무대에서 강했다. 한화와 준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대타 안타를 쳤고, 선발로 나선 2차전에선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이후 세 경기 연속 멀티히트다. 포스트시즌에 나선 다섯 경기 타율은 0.563. 27일 열린 SK와 PO 1차전에선 상대 에이스 김광현에게서 홈런 2개를 때려 냈다. 1-5로 뒤진 5회와 3-8로 뒤진 7회 점수 차를 좁힌 실속 있는 한 방이었다. 넥센은 이날 경기에서 8-10으로 패했지만 박병호의 타격감이 저조한 상황에서 송성문이 선전하며 점수 쟁탈전에 임할 수 있었다. 이제는 넥센의 주전 2루수다.
긴장감을 털어 낸 모습이다. "고교 시절에 긴장감이 더 컸던 것 같다. 그때는 지명받아야 했다. 지금은 보너스 게임이라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선배들을 따라가면 되기 때문에 원래 내 실력만 발휘하는 데 주력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틀을 경기하고 하루를 휴식하는 패턴을 언급하면 "체력 안배도 유리한 것 같다"며 웃었다.
자만도 없다. 쾌조의 타격감에 도취될 우려도 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기록을 자신의 실력으로 보지 않는다. 김광현과 승부에선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들어온 공을 공략한 덕분"이라며 의미 부여를 주저했다. 포스트시즌의 전체 타격감에 대해서도 "실투를 놓치지 않은 덕분"이라고 했다.
두 가지만 생각한다. 첫 번째는 팀 승리다. "아무리 내가 좋은 기록을 내도 팀이 지면 소용없다"고 했다. PO 1차전에서 처음으로 기선을 내준 채 시리즈를 시작한다. "한 차례 일격을 당한 만큼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두 번째는 수비다. 야수진의 실책과 호수비가 흐름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무대다. 포지션 경쟁자던 김혜성은 더 안정감 있는 수비력을 갖췄고, 송성문은 이를 감안하고도 출전 기회에서 공격력 강화 임무를 부여받고 있다. 책임감이 크다. 송성문은 "아직 수비에선 신뢰를 주지 못한다. 수비할 때는 긴장도 된다. 실수가 나오지 않도록 집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