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넥센-KIA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시작으로 20일 한화-넥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이번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나온 실책은 총 12개다. 경기당 평균 4개. 정규시즌 경기당 평균 실책 1.38개(총 720경기 994개)를 훨씬 상회한다. 무려 2.62개나 더 많은 셈이다. 팀 별로 살펴보면 넥센 5개(2경기) 한화 3개(2경기) KIA 4개(1경기) 등이다.
단기전에서 실책은 팀 분위기 및 경기 흐름과 직결된다. 마운드에 서 있는 투수에게는 야수진의 실책이 치명적이다. 잔실수를 줄이는 팀, 즉 수비 짜임새나 조직력이 좋은 팀이 우세하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마찬가지다. 5위로 포스트시즌에 턱걸이 한 KIA는 지난 16일 넥센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실책 탓에 와르르 무너졌다. 2-0으로 앞선 5회 포수 김민식의 타격방해와 포구 실책, 사구를 당한 김선빈을 대신한 유격수 황윤호의 실책까지 한 이닝에만 실책 3개를 기록, 5실점 했다. 8회 안치홍의 실책까지 더해 KIA는 총 4개의 실책을 기록, 2015년 도입된 와일드카드 결정전 한 경기 최다 실책 불명예 신기록을 남겼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선 넥센 김혜성과 김민성이 각각 2개의 실책을 범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실책 1개를 기록한 한화가 4실책의 넥센에 졌다. 대신 한화는 주루수가 3개를 범했다. 한화가 기록한 실책 1개도 0-2로 뒤진 7회 1사 2루에서 넥센 대타 송성문의 안타 때 한화 좌익수 양성우의 홈 송구가 홈으로 쇄도하던 임병욱을 맞고 굴절되는 클러치 상황에서 터졌다.
2차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화 정은원이 팀이 1-0으로 앞선 4회 선두타자 박병호를 실책으로 출루시켰고, 선발투수 키버스 샘슨은 무사 1·2루에서 임병욱에게 역전 3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넥센은 이어진 4회 말 3-3 동점이던 1사 1·3루에서 한화 이성열의 삼진 아웃과 동시에 상대의 더블 스틸을 시도 때 런다운 과정에서 1루수 박병호의 송구 실책으로 다시 3-4로 리드를 빼앗겼다.
KBO 리그는 실책에 관대한 편이다. 실책성 플레이에도 실책이 아닌 안타를 주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승패를 떠나 포스트시즌에서의 많은 실책은 아쉬움을 남긴다. 선수들이 긴장한 탓에 실책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보는 재미를 경감시킬 수밖에 없다. 또한 정규시즌 상위 5개 팀이 올라온 가을 야구 무대, 리그 수준 및 얕은 선수층과 연관될 수 있어 씁쓸함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