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금토극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이하 '강남미인')'이 마지막까지 꽃길을 걸었다. 시청률도, 내용도 꽉 찬 해피엔딩이었다.
지난 15일 종방된 '강남미인' 최종회 시청률은 전국 5.8%, 수도권 6.2%(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로 자체 최고를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화제성 지수 역시 지상파·케이블·종합편성채널을 모두 포함한 드라마 부문에서 tvN '미스터 션샤인'을 잇는 2위 자리를 지켜 내며 활약했다.
외모 트라우마에 시달린 임수향(강미래)과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 이후 늘 외로웠던 차은우(도경석)가 가장 좋은 친구자 연인 관계로 발전, 행복에 한걸음 더 다가가는 엔딩이었다. 그동안 모두에게 사랑받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질투해 왔던 조우리(현수아)는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 곁을 지켜 준 임수향을 통해 변화하고 성장했다. 8주간의 캠퍼스 라이프가 캐릭터들의 내적 성장을 그리며 행복한 종방을 맞았다.
임수향과 차은우는 '강남미인'에서 시너지를 보여 줬다. 원작 웹툰을 기반으로 해 만들어진 작품인 만큼 캐스팅 작업부터 쉽지 않았다. 원작과 얼마나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인물이 캐스팅될지가 관건이었다. 임수향과 차은우는 원작 팬들이 꼽은 베스트였다. 그리고 그 기대감을 첫 방송부터 충족시켰다. 임수향은 누구도 쉽사리 도전하지 못했던 성형 미인 역할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어려서부터 못생긴 외모 탓에 모든 일에 있어서 소극적이고 사람들의 시선을 경계하는 강미래의 내면 상처를 섬세하게 그려 냈다. 성형수술을 반대했던 아버지와 화해하는 장면은 임수향의 내면 연기를 엿볼 수 있는 명장면 중 하나였다. 주연의 무게를 견뎌 냈다.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김도연은 "(임)수향 누나에겐 배울 점이 많다. 후배들이 편한 분위기에서 연기할 수 있도록 잘 맞춰 주고 항상 (촬영에) 들어가기 전 리허설도 진짜 하는 것처럼 진지하게 했다. 최대한 긴장하지 않게끔 유도해 줬다. 그런 부분이 선배로서 가져야 할 부분이구나 싶다"며 고마움을 내비쳤다. 연기력으로, 리더십으로, 작품 호평으로 미니시리즈 1번 여자 주인공 자리를 단단히 꿰찼다.
차은우는 훤칠한 키와 꽃미모를 자랑하는 '츤데레' 직진남 캐릭터 도경석과 만나 극을 쥐락펴락했다. 추억을 자극하는 풋내 가득한 청량미가 싱그러웠다. 멀리서도 돋보이는 외모로 임수향을 섬세하게 챙겨 줬다. 위기에 빠질 때마다 그 곁을 지켜 '심쿵'하게 만들었다. 때론 질투의 화신이 됐다. 조우리의 여우 같은 행동을 꿰뚫고 시원한 사이다 발언을 날리는 것 역시 차은우의 몫이었다. 웹툰에서 툭 튀어나온 듯한 싱크로율로 캐릭터에 녹아들어 시청자나 원작 팬들에게 높은 만족도를 줬다. 안방극장을 설렘으로 물들이며 '차세대 로코킹'을 향한 첫걸음을 성공적으로 뗐다.
'강남미인'은 웹툰의 성공적인 재탄생이었다. 포털 사이트에서 큰 사랑을 받으며 완결됐던 웹툰을 원작으로 했기에 제작 확정부터 우려와 기대가 동시에 쏟아졌다. 하지만 원작을 관통하는 메시지를 놓치지 않았다.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일침과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한 고찰에 집중했다. '진짜 아름다움 그리고 행복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며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했다. 원작보다 풍성했다. 임수향의 절친인 도희(오현정)와 차은우의 절친 이태선(유진)은 원작엔 없던 인물이었다. 두 사람은 드라마를 통해 새롭게 만들어진 캐릭터였다. 절친과 관계를 통해 자연스럽게 주인공들의 심리를 풀어냈다. 주인공과 부모의 관계도 원작보다 훨씬 깊이 있게 담아냈다. 차은우와 곽동연(연우영)의 '브로맨스'도 새롭게 추가된 요소 중 하나. 새로움을 추가했지만, 극 중간중간에 원작의 대사를 살렸다. 원작과 균형을 잡기 위해 마지막까지 애쓴 노력이 엿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