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함부르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승전 일본과 경기서 결승골로 금메달을 안기기 전까지 '비호감 논란'도 견뎌야 했다.
황희찬은 대회 초반부터 축구팬들에게 '미운털'이 박혔다. 뛰어난 돌파에도 공격 포인트를 제대로 따내지 못한 아쉬움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작은 실수 하나도 큰 논란으로 이어졌다. 키르기기스탄과 치른 대회 조별리그 3차전이 대표적이다. 황희찬은 1-0으로 앞선 후반 20분 '레인보우 플릭(Rainbow Flick·사포)'를 시도하다 실패했다.
사포는 슈퍼 스타 네이마르(26·파리 생제르망)가 즐겨쓰는 고급 기술로 유럽 빅리그 경기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들다. 당시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직전 경기인 약체 말레이시아와의 2차전에서 1-2로 패한 데다 한 수 아래인 키르기스스탄에도 간신히 리드를 지키고 있는 상황이었게 무리한 플레이를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사포 논란'에 대해 황희찬은 상황을 차근차근 설명했다. 그는 "상대 수비와 1대1 상황이었고 그 뒤를 봤는데, 공간이 많아서 충분히 넘기고 가면 돌파를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준비했던 기술인데 성공을 못해 아쉬웠다. 더 노력하고 더 잘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황희찬은 승부사이자 팀플레이어로 유명하다. 어떤 상황에서도 팀 승리를 최우선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창 시절 아무리 자신이 아무리 많은 골을 넣어도 팀이 우승하지 못하면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눈물을 훔쳤다는 게 지인들의 이야기다. 황희찬은 "다시 대표팀에 돌아올 땐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는 우즈베키스탄과 대회 8강전에서 나온 '세리머니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황희찬은 이 경기에서 3-3으로 맞선 연장 후반 13분 페널티킥 결승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골을 넣은 뒤 유니폼을 벗고 관중석을 향해 들어보이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상의 탈의 세리머니가 주심의 경고로 이어지면서 축구팬들의 따가운 시선은 멈추지 않았다.
황희찬은 "상의 탈의 세리머니는 '팬들에게 봐라'고 말한 것이 아니다. 자신감과 중요한 순간에 골을 넣어다는 기쁨을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옐로 카드에 대해선 "4강전에서 경고 없어진다는 것도 알았다"고 덧붙였다. 오해와 아쉬움을 털어낸 황희찬은 이번 경험을 발판 삼아 더 좋은 선수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아시안게임을 통해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다"라며 "현재 위치에 안주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현영민 SPOTV 해설위원도 "황희찬이 뛰어난 돌파력에 비해 공격포인트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다는 지적과 함께 '투박하다'거나 '세밀함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많이 받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돌파라는 것이 기술과 세밀함이 없으면 절대 성공할 수 없기 때문에 맞지 않는 표현이다. 투박한 선수는 유럽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함부르크에서 뛴다는 사실 자체가 이 선수의 가치를 증거다. 저돌적인 황희찬의 미래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