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군 미필 선수들이 현역 복무를 피할 수 있는 길이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경찰야구단도 본격적인 폐지 수순에 돌입했다.
KBO 고위 관계자는 5일 "경찰야구단이 올해 말부터 신규 선수 영입을 중단할 계획이다"라며 "이 시기를 늦추기 위해 KBO가 수 차례 경찰청을 방문해 협조 요청을 했다. 현재는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병역 제도 가운데 하나인 의무경찰을 2023년까지 전면 폐지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연예 분야 의경이 가장 먼저 없어졌고, 야구단과 축구단을 비롯한 경찰청 산하 5개 스포츠팀도 '경찰 본연의 업무와 관련이 없는 복무'라 판단해 2022년까지 순차적으로 정리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이 관계자는 "경찰청의 정책적 결정을 철회해달라는 의미는 아니다. 수용은 하되, 구단과 KBO가 후속 대책을 준비할 수 있도록 유예 기간을 달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경찰야구단 소속으로 경기에 참가한 선수 30여 명 가운데 절반 정도가 이달에 전역을 한다. 올해 선수를 뽑지 않으면 내년 시즌을 15명 가량 선수로 치러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입대해 아직 경찰야구단에 남은 선수들이 일반병으로 편입되지 않고 운동을 다 마친 뒤 전역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야구단은 현재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과 함께 퓨처스리그(2군)에 소속돼 있다. 10개 구단 퓨처스 팀에 두 팀을 합한 12개 팀이 6팀씩 북부리그와 남부리그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당장 내년부터 정상적인 팀 운영이 불가능해질 경우, 퓨처스리그 진행에도 혼선이 생길 수 있다. 이 관계자는 "그런 부분을 KBO와 구단들도 준비를 해야 하고, 2020년에는 도쿄 올림픽이라는 가장 중요한 대회가 열리게 된다"며 "어차피 폐지 기간이 2022년으로 정해져 있으니 2020년까지만 시간을 달라는 요청을 해놓았다"고 덧붙였다.
그동안은 올림픽에서 3위 이내에 입상하거나 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한 선수에게만 예술체육요원으로 병역 대체 복무를 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졌다. 국가대표로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가 군 복무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상무 야구단과 경찰 야구단에 입대해 퓨처스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지속하는 것뿐이다. 매년 시즌이 끝날 때마다 두 팀에서 복무하려는 지원자들이 줄을 섰던 이유다.
두 팀 가운데 한 팀이 공중분해된다는 것은 안 그래도 많지 않던 기회가 더 줄어든다는 의미가 된다. 설상가상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포함된 일부 선수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국가대표 선수에게 주어지던 병역 혜택도 폐지 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20대 미필 선수들이 통과할 수 있는 문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다만 경찰야구단의 이같은 방침은 최근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둘러 싸고 불거진 병역 특례 논란과는 무관하다. 이 관계자는 "의무경찰 폐지 결정은 지난해에 이미 내려졌고, 경찰야구단 신입 병력 모집 중단도 이미 몇 개월 전 나온 이야기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기존 경찰야구단 선수 모집 기간까지 얼마 남지 않아 빨리 결정이 돼야 하는 부분이다. 그전에 KBO가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해야겠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