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팀은 다르지만 이미 얽힌 인연이 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케미스트리는 끈끈할 수밖에 없다.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은 첫 소집일부터 '원팀'을 강조했다. 병역 의무를 회피하는 듯한 인상을 준 선수들을 "이제 일원이다"며 독려했고, 금메달 획득이 본전으로 여겨지는 여론 속에서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했다. 투수코치로 수차례 대표팀을 지원한 선 감독은 팀 분위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선수들 사이에선 으레 "분위기가 좋다"는 말이 나온다. 속사정은 알 수 없다. 다만 고참 라인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젊은 선수들이 대거 포함된 덕분에 이전 대표팀보다 활기 있어 보인다. 선 감독은 "유독 의욕이 넘치고, 태극마크에 자부심이 큰 선수가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시너지도 기대된다. 현재 소속은 다르지만 이전부터 호흡을 맞춘 선수들이 많다. 불펜 기둥 정우람(한화)이 대표적이다. 그는 첫 불펜 투구를 소화한 지난 21일 새삼 옛 생각에 빠졌다. 2015년까지 SK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배터리를 이룬 이재원(SK)이 자신의 공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워낙 든든한 체격 조건을 갖춘 포수가 아닌가. 내가 예전에 공을 편하게 던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재원은 좋은 포수라고 다시 생각하게 됐다"며 웃었다.
국제 대회는 마운드 전력으로 성패가 갈린다. 포수와 투수의 호흡은 매우 중요하다. 이재원은 주전 양의지의 백업이지만 경기 후반에 대타나 대수비로 요긴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정우람의 출격 시점도 7회 이후다. 박빙 상황이라면 낯설지 않은 '마누라'가 앉아 있는 편이 도움이 된다. 손아섭(롯데)과 황재균(kt)도 마찬가지다. 2010년부터 7시즌 동안 롯데 소속으로 뛰었다. 나란히 팀의 주축이었고, 미국 무대 도전을 노렸다. 황재균이 미국에 있을 때도 손아섭과 종종 연락했다고 한다. 이번 대표팀에서도 짓궃은 농담을 주고받으며 친분을 보여 줬다. 당연히 야구 얘기도 많이 나눈다. 투수조 임기영(KIA)과 이용찬(두산)은 상무 야구단 입단 동기기도 하다.
이정후(넥센)는 지난해 11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함께 출전했던 1기가 있어 동료들이 든든하다. 팀 동료 김하성뿐 아니라 박민우(NC) 함덕주(두산) 임기영 등을 언급하며 "함께 대표팀에 승선해 기쁘다"고 했다. 영건 라인도 서로 의지하고 경쟁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주장 김현수(LG)도 닿아 있는 인연이 많다. 대표팀 10년 차기 때문에 다른 팀 선수와 호흡을 맞춘 경험이 많다. 양의지 김재환 이용찬 등 친정팀인 두산 소속 선수들과도 끈끈하다. 손아섭은 "(김)현수 형이 워낙 노력하고 있어서 좋은 분위기가 유지되는 것 같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