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돌')'는 육아 예능 프로그램인가, 키즈 모델 선발 대회인가. 외모지상주의가 네 살배기 아이에게까지 확대되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KBS 2TV '슈돌'에 축구선수 박주호(울산 현대) 가족이 합류했다. 박주호는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스위스 FC 바젤에서 활동했다. 그 당시 안나를 만나 결혼에 골인했다. 두 사람 사이에는 딸 박나은과 아들 박건후가 있다. 박주호는 학업과 꿈을 포기하고 홀로 아이들을 키우느라고 고생한 안나를 위해 '슈돌'에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나은은 밝고 쾌활한 성격을 자랑했다. 낯선 카메라 스태프에게도 스스럼없이 다가갔다. 어린 동생을 잘 돌보는 의젓한 면도 있었다. 하지만 '슈돌'은 박나은의 외모만 지나치게 강조했다. 예고편에서 '수리 크루즈(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케이티 홈즈의 딸) 뺨치는 외모' '역대급 외모' 등 자막을 사용했다. 본방송에서 박나은을 수리 크루즈 사진과 나란히 편집했다. 내레이션을 맡은 아나운서 도경완이 "내 눈에는 수리 크루즈보다 나은 것 같다"고 말하는 등 외모 평가가 계속됐다. 시청자들은 박나은과 다른 아이들의 외모를 비교해서 급을 나누는 것처럼 느껴져 불쾌했다고 비판했다.
2013년 첫 방송을 시작한 '슈돌'은 연예인 아빠들의 육아 도전기를 담은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다. 아이들을 돌보는 데 미숙한 아빠들의 달라지는 모습을 담는 것이 본래 기획 의도다. 인기를 견인한 것은 귀엽고 깜찍한 아이들이었다. 이종격투기선수 추성훈과 딸 사랑·개그맨 이휘재와 쌍둥이(서언·서준)·배우 송일국과 세쌍둥이(대한·민국·만세) 등 최전성기를 이끈 아이들은 연예인 못지않은 사랑과 관심, CF 러브콜을 받았다. 이들 가족이 하차하고 새로운 얼굴이 자리를 채웠지만, 화제성은 예전만 못하다. 한때 19.8%(2015년 2월 1일 방송)까지 올랐던 시청률은 한 자릿수에 머무르며 반 토막이 났다. 이러다 보니 눈길을 끄는 가족을 단기간에 섭외해 시청률을 올리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새 가족이 출연하면 반짝 화제를 모으지만 그때뿐이다. 하지만 '슈돌'은 변화 없이 그 모습을 유지하며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세쌍둥이 같은 화제 인물이 하차했고, 대중이 연예인들의 육아에 위화감을 느끼면서 많은 시청자가 이탈했다. 그러나 다른 대안이 없어 폐지하지 못한다. 화제성은 없지만 고정 시청층은 있기 때문이다.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시청률보다 화제성이 더 중요한데 세쌍둥이 같은 캐릭터가 없다 보니 이번 경우처럼 과도한 편집으로 포장하는 식"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예능 프로그램은 트렌드에 매우 민감하다.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고 바뀌지 않으면 시청자는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