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는 2018 러시아월드컵 4강 벨기에와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며 결승에 올랐다. 결승 상대는 크로아티아다. 결승은 오는 16일 러시아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
프랑스의 목표는 20년 전 1998 프랑스월드컵에서 정상을 차지한 위대한 선배들의 위상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아트사커'의 재현이다.
1998년 선배들이 이끌던 프랑스는 말 그대로 '예술' 그 자체였다. 지네딘 지단이라는 세기의 스타를 필두로 주장 디디에 데샹·릴리앙 튀랑·마르셀 드사이·로랑 블랑·유리 조르카에프·티에리 앙리·다비드 트레제게·파크리크 비에라·파비앙 바르테즈 등 공격, 중원, 수비 그리고 골키퍼까지 황금멤버를 꾸렸다.
이들은 '예술'이라 부를 수밖에 없는 아름다우면서 우아한 축구를 선사하면서 '아트사커'라는 별칭을 얻었다. 프랑스가 선보인 예술에 세계 축구팬들은 열광했고, 환호했다.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강렬한 축구였다. 이들은 한 시대를 풍미한 세계 최강의 팀으로 군림했다. 월드컵 역대 최강의 팀 중 하나로도 꼽힌다.
프랑스는 C조 조별예선을 3전 전승으로 통과한 뒤 16강 파라과이, 8강 이탈리아, 4강 크로아티아를 차례로 격파하며 결승에 올랐다. 결승 상대는 호나우두가 이끄는 브라질. 프랑스는 보란 듯이 3-0 대승을 거두며 세계 축구의 중심에 들어섰다. 이후 아트사커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00까지 재패하는 영광을 누렸다.
20년 뒤 월드컵에 나서는 프랑스는 어떤가.
황금멤버를 꾸린 것은 20년 전과 비슷하다.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 올리비에 지루(첼시) 앙투안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폴 포그바(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은골로 캉테(첼시) 사무엘 움티티(바르셀로나) 라파엘 바란(레알 마드리드) 위고 요리스(토트넘) 등 공격, 중원, 수비 그리고 골키퍼까지 모자람이 없다.
하지만 이들이 '아트사커'를 구사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 20년 전처럼 세계 축구팬들이 프랑스 축구에 환호하지 않고 있다. 찬사도 없다. 오히려 반감이 크다. 현재 프랑스는 '공공의 적'이 된 느낌이다. '선'이 크로아티아고 '악'이 프랑스가 된 분위기다. 프랑스가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경기력도 예술로 부르기에는 한참 모자랐다.
더욱 큰 이유는 프랑스가 보여준 '추악함' 때문이다.
C조 조별리그 3차전 덴마크와 경기에서 프랑스는 세계 축구팬들을 실망시켰다. 프랑스와 덴마크는 무승부만 거둬도 16강에 진출하는 상황. 두 팀은 보란 듯이 무승부 전략을 들고 나왔다. 의욕 없이 수비만 했고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났다. 러시아월드컵 최초의 0-0 무승부 경기였다.
경기장을 찾은 7만 관중은 야유를 보냈다. 일부 팬들은 "이런 경기를 보러 온 것이 아니다. 티켓 값을 환불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영국의 'BBC'가 "월드컵 역대 최악의 경기다. 두 팀은 월드컵 분위기를 망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질타할 정도였다.
16강 진출을 위해 축구팬들을 기만한 프랑스는 스스로 가치를 떨어뜨렸다. 20년 전 3전 전승으로 시원하게 통과한 선배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16강에서 프랑스는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를 4-3으로 무너뜨렸다. 프랑스는 찬사를 받았다. 특히 '신성' 음바페는 2골을 넣으며 영웅으로 등극했다. 프랑스는 우승후보의 위용을 드러냈고, 음바페는 메시를 이을 미래 스타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프랑스와 음바페에 대한 찬사는 여기까지였다.
8강 우루과이전에서 프랑스는 전반에 밀렸지만 결국 2-0으로 승리했다. 경기력적으로도 매력적이지 못했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 본격적으로 추악한 모습이 드러났다. 그 중심에는 음바페가 있었다. 음바페는 과도한 할리우드 액션으로 시간을 지연시켰다.
음바페의 추태는 벨기에와 4강전에서 정점을 찍었다.
경기 막판 음바페는 경기를 지연하기 위해 벨기에의 스로인으로 선언된 공을 끌고 드리블을 시도했다. 월드컵 4강전에서 나올 수 없는 추태였다. 음바페는 경고를 받았다. 그리고 세계 축구팬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아야 했다. 결국 프랑스가 1-0으로 이겼고 결승에 진출했다.
경기 후 벨기에 에당 아자르(첼시)는 "프랑스처럼 이기느니 벨기에처럼 지겠다"고 일갈했다. 또 많은 세계 축구인들의 프랑스의 추태를 비판하고 나섰다. 음바페 개인의 행위로 치부할 수 없다. 이를 방치한 프랑스 대표팀 전체가 동조한 것이다.
이렇듯 지금까지 보여준 프랑스의 행보는 아름다운 '아크사커'와 거리가 멀다. 20년 전 위대한 선배들의 위상을 잇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먹칠하는 셈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기회는 단 한 번 남았다. 크로아티아와 결승이다.
20년 전 지단도 비매너 행위를 보인 바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상대 선수를 발로 밟아 퇴장을 당했다. 지단은 2경기 출장 정지를 당했다.
하지만 지단의 행동은 적어도 시간끌기는 아니었다. 상대 선수의 인종차별성 발언에 화를 참지 못해 저지른 일이다. 이로 인해 팀에 큰 피해를 줬다. 지단이 없는 프랑스는 파라과이와 16강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힘겹게 1-0 승리를 거뒀다.
이후 지단은 심기일전했고 결승에서 2골을 넣으며 프랑스의 우승을 이끌었다. 지단을 향한 비난은 찬사로 바뀌었다.
음바페에 필요한 마음가짐이다. 음바페로 인해 프랑스는 비난의 중심에 섰다. 결승에서 팀에 피해를 준 것을 만회하고, 실망시킨 세계 축구팬들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여야 한다.
혹여나 결승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면 음바페 그리고 음바페의 추태를 막지 못한 프랑스는 우승하고도 비난 받는 초유의 월드컵 우승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