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파라과이 친구들이 멕시코 친구들을 자꾸만 연상케 했다. 별다른 계획 없이도 무한 긍정에너지가 뿜어져 나왔다.
5일 오후 방송된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는 파라과이 출신 아비가일의 친구들이 한국을 찾는 모습이 그려졌다.
앞서 한국으로 오기 전 파라과이 친구들은 여행 계획을 짰다. '기승전수다'였다. 숙소를 찾던 중 수다의 세계로 빠졌다. 이 모습은 친숙했다. 멕시코 친구들이 겹쳐지는 그림이었다.
기다리다 지친 제작진은 하나둘 떠났다. 끝나지 않는 친구들의 이야기. MC 김준현은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를 시작한 지 1년이 넘었다. 이제 남미 친구들의 무계획은 받아들일 일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성별만 바뀌었을 뿐 결과는 똑같았다. 한 시간에 걸쳐 숙소만 선정하고 끝이 났다. 다른 계획은 없었다. 웃음이 끊이지 않는 친구들의 모습 사이로 멕시코 친구들이 오버랩 됐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파라과이 친구들은 가장 먼저 국기를 꺼냈다. 기쁨을 만끽했다. 이 모습은 멕시코 편에서도 본 적이 있다. 익숙한 그림이었다.
파라과이 3인은 안내데스크로 향해 버스 정거장을 물어봤다. 버스 티켓 구매까지도 순조롭게 성공했다. 리더십 강한 디아나, 행동대장 베로니카 등 역할분담이 확실했다.
이태원에 숙소를 잡은 파라과이 친구들. 한참 수다를 하던 중 여의도를 숙소가 있는 이태원으로 착각해 서둘러 내렸다. MC들은 "안돼!"라고 외쳤지만, 이미 짐까지 전부 꺼낸 상황. 그런데 여기서 공항에서 만났던 브라질 아저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아저씨는 "내 호텔은 여의도에 있다"고 밝혔던 터. 아저씨를 목격하고 비로소 깨달은 오류에 다시금 버스로 향했다. 천만다행이었다.
지친 기색이 없었다. 숙소에 도착해서 짐만 내려놓고 밖으로 향했다. 이태원 거리로 나간 친구들은 점심 식사를 위해 한 가게를 택했다. 재빨리 테라스 자리를 차지했다. 테라스에서 즐기는 런치타임. 맥주 한 잔을 마신 후 한껏 신이 났다. 작은 일탈이 주는 행복은 생각보다 컸다. 한국 패션스타일에도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아이들을 보니 집에 있을 자녀들이 떠올라 생각에 잠겼다.
한국에서 첫 번째로 택한 음식은 파스타였다. 멋진 뷰를 보면서 먹는 식사는 환상적이었다. 하지만 가격은 생각보다 비쌌다. 10만 원 가까이 나왔다. 파라과이 물가가 한국의 4분의 1수준이었기 때문. 친구들은 크게 당황했다. 팁 문화가 없는 한국. 친구들은 파라과이처럼 팁이 있는 줄 알고 얼마를 줘야 할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생애 첫 아쿠아리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파라과이엔 바다가 없었다. 친구들은 귀여운 물범의 모습에 엄마 미소를 지었다. "절대 못 잊을 것 같다"고 하던 것도 잠시, 남미에서 먹는 생선을 목격하자 "맛있겠다"고 군침을 삼켰다. 아이들이 지나갔다. 자녀가 생각났다. 구경하면서도 머릿속엔 아이들 생각뿐이었다. 반짝이는 서울 야경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 이야기가 나왔다. 어쩔 수 없는 엄마였다.
꿈에 그리던 아비가일과의 만남이 14년 만에 성사됐다. 친구들은 감격스러움을 금치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