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희는 이달 종영한 드라마 '슈츠'에서 준법률가로, 법적 전문 기술은 있으나 변호사 감독 아래 활동하는 직업인 패러리걸(Paralegal)을 맡았다.
국내에 많은 법정극이 있었지만 한 번도 불린 적이 없는 굉장히 생소한 단어. 고성희는 시험 콤플렉스가 있는 김지나를 맡아 박형식(고연우)과 애틋한 장면을 끌어냈다. "패러리걸은 나도 처음 들었어요. 신기하기도 했고 로펌 출신 기자를 만나 인터뷰도 했죠." 원작에 버금가는 완성도와 동 시간대 1위를 지키며 끝난 '슈츠' 속 고성희는 또 한 번 빛났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 속 검사 캐릭터와 비슷하기도 했지만 자신의 몫을 해냈다.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 드라마가 끝났다. "많이 사랑받고 좋은 결과가 있어서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감사하다."
- 극 중 박형식을 기다리겠다며 끝났는데. "나 역시 상상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 '기다리겠다'는 말의 의미를 다르게 해석할 수 있지 않나. 시청자만큼 시즌2를 희망하는 사람 중 하나다.(웃음)"
- 박형식과 호흡은 어땠나. "화면 속에서 느껴지지 않았나. 박형식은 밝고 에너지가 좋다. 고연우를 연기한 게 신기할 정도로 밝고 현장 분위기를 늘 좋게 만들어 주려고 했다. 개그 욕심이 있고 위트와 센스도 있어 함께 연기하는 데 편했다."
- 패러리걸이란 직업이 생소하지 않았나. "나 역시 생소했다. 그래서 로펌 출신 기자와 만나 따로 인터뷰했다. 용어는 어렵고 생소할 수 있는데 변호사를 도와주는 사람이다."
- '당신이 잠든 사이에' 속 캐릭터와 비슷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맞다. 비슷한 점이 많았다. 그럼에도 그 안에서 다른 걸 표현하려고 했다. '당잠사'에서는 이종석과 이성적인 케미스트리가 없었고 연기와 의상도 중성적인 매력으로 잡았다. 이번에는 박형식과 러브 라인이 있었고 이성적으로 사랑스러운 매력을 어필했다."
- 초반 로맨스가 너무 튀어 보였다. "법정극이니 전체적으로 드라마의 톤이 가볍지 않았고 사건을 많이 다뤘다. 그런데 내가 나오는 장면은 유독 톤이 밝다 보니 튀게 보일 수 있다. 그렇다고 내가 바꿀 수 있는 점은 아니지 않나. '슈츠' 대사가 양이 많고 빠르다. 시청자 입장에서 볼 때 어려울 수 있는데 내가 나오는 장면을 보며 숨통을 트이게 하고 싶었다."
- 극 중 집안의 배경을 숨긴 채 극복하려고 했다. 실제도 그런가. "실제와 닮은 구석이 있다. 집안이 좋든 나쁘든 사람이라면 결핍이 있지 않나. 부모님의 그늘에서 벗어나 스스로 증명하고 싶은 게 비슷하다. 실제 스스로 해결하려고 하는 편이다."
- 원작이 있다 보니 감독의 디렉션도 있었을 텐데. "오히려 그런게 전혀 없었다. 감독님께서 '고민하지도 걱정하지도 공부하지도 말라'고 했다. 그런데 그럴 수 없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있어도 늘 생각하게 됐다. 그나마 덜 부담됐다. 특히 현장에서 자유로웠다. 편집점이나 대사·동선 등 마음껏 하고 싶은 대로 했다. 애드리브도 많이 했는데 거의 다 반영됐다."
- 촬영하면서 힘들었던 점이 있었나. "많이 힘들지 않았다. 오히려 박형식이 고생을 많이 했다. 장동건 선배님도 공간이 넓고 만나는 인물이 많아 고생했다. 나는 한정적인 공간에 있다 보니 촬영 스케줄이 많지 않았다."
- 주변에서 뭐라던가. "'슈츠'를 하며 다양한 연령대가 알아봐 준다는 걸 느꼈다. 친구들은 별말 안 했는데 어른들이 좋아하더라. 기존의 한국 드라마와 느낌이 달라서인지 어른들이 재미있다는 말을 많이 했다."
- 휴식 없이 일하는 편이다. "일을 안 하면 더 힘든 스타일이다. 쉬고 있으면 삶 속 힘의 원천이 없어진다. 사실 욕심도 많고 그러면서 받는 에너지도 많다. 작품이 잘돼 사랑받으면 성취감이 있다. 마음 같아선 쉬고 싶지 않다."
- 지칠 수 있을 텐데. "어릴 때는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른 채 내달려 체력 소모가 많이 됐다. 지금은 분배를 잘하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 연기 말고 관심사는 없나. "먹는 것.(웃음) 오래된 친구들을 만나 먹으러 다니고 여행하는 것도 좋다. 그런데 이것도 길어 봤자 1~2주 정도로 잠깐 취하는 휴식이다."
- 실제 성격은 어떤가. "구두보다 운동화를 좋아한다. 친한 친구들은 내 작품을 못 본다. 민망하다며 고개를 가로젓더라."
- 올해 목표가 있나. "역시나 작품이다. 하반기에 좋은 작품으로 빨리 찾아뵙고 싶다. 또 노래하는 걸 좋아한다. 잘하진 않지만 기회가 된다면 OST에도 참여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