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채용비리를 수사해 온 검찰이 4개 은행의 은행장을 포함해 총 38명을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대검찰청 반부패부는 이날 국민·하나·우리·부산·대구·광주은행 등 6개 시중은행 채용비리에 대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수사한 결과 12명을 구속기소하고, 26명을 불구속했다고 밝혔다.
위법행위에 대해 행위자를 처벌하는 외에 그 업무의 주체인 법인 또는 개인도 함께 처벌하는 ‘양벌규정’에 따라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한 하나은행고 국민은행도 재판에 넘겨졌다.
먼저 하나은행은 2명이 구속기소, 5명이 불구속기소됐다. 함영주 하나은행장도 불구속 기소 대상에 포함됐다.
함 은행장은 2015년 신입행원 채용에서 불합격자 9명을 합격시켜 남녀 합격비율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며, 업무방해 및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를 받았다. 또 2016년 채용 과정에서도 남녀 비율을 4대 1로 맞추기 위해 불합격자 10명을 합격시킨 혐의도 받는다.
우리은행 역시 이광구 전 은행장을 포함해 6명이 불구속 기소됐다. 서울북부지검에 따르면 이 전 은행장은 2015년 신입행원 채용에서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조카 등 불합격자 5명을 합격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국민은행 윤종규 은행장은 공모관계가 인정되지 않아 기소를 피했지만, 채용비리와 관련된 5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전 부행장 등 3명은 2015년 상반기 신입행원 채용과정에서 남성합격자를 고의적으로 높이기 위해 남성 지원자 113명의 서류전형 점수를 높이고 여성 지원자 112명은 낮춘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은행은 성세환 전 은행장 등 7명이 불구속기소되고, 3명이 구속기소되며 채용비리와 관련된 인원이 가장 많았다.
부산지검은 성 전 은행장이 2012년 11월 신입행원 채용에서 부산시 세정담당관 송모씨로부터 아들 채용청탁을 받고 시험점수를 조작한 혐의(업무방해)를 받는다고 밝혔다. 딸을 채용해달라는 조문환 전 새누리당 의원의 부탁에 따라 시험점수를 조작한 은행 경영지원본부장인 박모씨 등 직원 4명도 재판에 넘겨졌다.
총 7차례 시험점수를 조작하는 방법 등으로 채용비리가 있던 것으로 확인된 대구은행도 박인규 전 은행장을 포함해 8명이 채용비리 혐의로 기소됐다.
불합격자 점수를 높이고 합격자 점수를 낮추는 방법으로 채용비리를 저지른 광주은행 양모 전 부행장과 서모 전 부행장 등 4명도 광주지검이 재판에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