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헬라스 베로나)의 이름 앞에는 늘 '당돌하다', '개성적이다', '튄다'는 수식어가 붙는다.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으로 통통 튀는 개성의 소유자인 그가 연령별 대표팀에 소집될 때마다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소집 때마다 화려한 색으로 물들인 머리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그러나 21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출정식에서 만난 이승우의 모습에선 그 때와 다른 차분함이 느껴졌다. 첫 출전 소감을 다섯 글자로 말해달라는 질문엔 나이에 걸맞게 '이거 실화냐'라고 재치있게 응수하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보여진 이승우의 모습은 침착하고 차분했다. 부상자가 속출한 탓에 '깜짝 발탁'에 가깝게 선발됐지만 아직 23명의 최종명단에 포함될 수 있을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승우는 2018 러시아 월드컵 27인 명단에 이름이 오른 소감을 묻는 질문에 "아직 본선 무대를 밟는 23인 명단 포함 확정이 되지 않아 조심스럽다"며 "일단 온두라스, 보스니아와 국내 평가전에 집중하고 있다. "뭔가 보여주기보다는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겸손한 각오를 전했다.
연령별 대표팀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던 경험은 있지만, A대표팀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긴장하는 기색도 보였다. 이승우는 "최고의 기량을 갖춘 형들과 함께 생활하고 훈련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것"이라며 "성장해나가는 시간으로 삼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번 소집기간 동안 쟁쟁한 형들과 경쟁을 펼쳐 살아남아야만 러시아행 비행기를 탈 수 있다. 그래서 이승우는 "아직 월드컵 본선 무대에 관해선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월드컵에선 1차전이 가장 중요한 만큼 스웨덴전에서 반드시 승리하고 싶다"며 팀의 성적이 가장 중요하다는 대답을 관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