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흥국과 대한가수협회, 그리고 그룹 도시의 아이들 멤버 박일서가 같은 일과 상황을 두고 전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달 김흥국은 성추문에 휩싸인 뒤 곤혹을 치르고 있다. 김흥국은 "음해세력이 있다. 진실을 밝혀 명예회복하겠다"며 억울해했다. 이후 최근 대한가수협회에서 제명된 박일서가 회의에 무단으로 참석해 끌어내는 과정에서 상해를 입었다며 김흥국을 상해죄 및 손괴죄로 고소하자 김흥국 측은 "음해세력이 바로 박일서"라고 지목했다.
두 사람의 갈등과 함께 대한가수협회 내에 협회장 직을 두고 파워게임을 하는 회원이 있다는 얘기가 돌며 대한가수협회 내부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른바 김흥국을 지지하는 쪽과 박일서와 의견이 같은 쪽이 나뉘어 갈등을 빚고 있다는 것.
이후 양 측이 같은 상황과 문제를 두고도 전혀 다른 입장차를 내보이며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양 측이 주장하는 바가 무엇인지, 어떤 갈등과 의혹이 있는지 김흥국 측의 입장을 함께 대변해주는 대한가수협회 측과 박일서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
▶Q. 논란과 갈등의 시작이죠. 박일서씨는 왜 대한가수협회에서 제명됐나요.
A. 대한가수협회 측 "협회에서 가수 협회에서 바로 회원 가입을 받기도 하지만 전국지회지부에서 회원 가입도 받는다. 협회 위임을 받아서 일을 하는 과정에서 관리를 못 한 책임을 지라는 의미로 제명처리한 것이다.
A. 박일서 "하루 아침에 문자로 제명됐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협회 변호사에게 물어봤더니 징계위원회가 열리지도 않았다고 했습니다. 징계에 대한 수위나 징계 사유에 대한 논의가 임원들과 이뤄진 게 아니었는데 그냥 일방적으로 제명됐습니다. 협회의 명예를 훼손하는 등의 해임 사유가 있어야하나 나에겐 해임 사유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대한가수협회가 회원들에게 보낸 단체문자에 '박일서 회원의 주 내용은 협회장의 미투와 협회 공금 횡령에 관련한 기자회견이라 합니다. 기사를 본 후 제명 순서를 밟았어야했으나 계획된 공포스러운 회의 방해로 이사회의 3회 참석 정지 징계와 박일서 회원의 5개월 업무정지와 보직 해임의 소명을 다시 한 번 통보하려고 했으나 이들(박일서 포함 제명된 세 명) 목적은 대한가수협회를 훼손할 목적임을 알았습니다. 이번 박일서씨 개인 기자회견 전에도 언론사에 알릴려 했으나 검증된 사실이 아닌 혼자만의 망상이라 언론사 기자 분이 접었습니다'라고 적혀있습니다. 협회장의 미투와는 전 관련도 없고, 기자회견을 열지도 않았습니다. 대한가수협회 명예를 훼손하는게 아니라 오히려 명예를 지키고 싶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김흥국 회장의 잘못(횡령 의혹)을 지적한건데 그게 어떻게 협회의 명예를 훼손하고 협회의 목적에 반하는 일인지 묻고 싶습니다. 해임을 시키려면 징계위를 열고 소명할 기회도 줘야하고 그런 다음에 벌금, 정직 등의 징계가 나와야하는데 그런 절차와 정관을 모두 무시한 채 명예를 훼손하려는 정황과 의혹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일방적으로 제명 통보를 받았습니다." ▶Q.김흥국씨의 성추문 기사와 박일서씨가 연관성이 있나요. 김흥국씨가 박일서씨를 음해세력이라고 지목한 이유는 뭔가요. A. 대한가수협회 측 "물질적인 증거는 없지만, 합리적인 의심을 해볼 부분들이 있습니다. 어떻게 김흥국 회장의 미투 관련 기사가 나오기도 전에 박일서씨는 기사가 보도될 것을 미리 알고 있었을까요."
A. 박일서 "전 김흥국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하는 보험설계사 분을 알지도 못 합니다. (김흥국은) 제가 미투 기사가 나가기 전에 미리 보도될 것을 알고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김흥국을 아는) 친한 동생이 한참 연예계에 미투 기사가 계속 나올 때 '가요계도 이러다가 하나 터지는거 아니냐'고 했더니 그 동생이 김흥국이 독일월드컵에 가서 한 일들의 이야기를 저에게 해줬습니다. 그래서 그걸 김흥국과 같은 아파트에 사는 또 다른 이모씨에게 '나 역시도 잘 모르지만 그냥 얘기가 이런 식으로 들리니 흥국이도 조심하라고 해. 흥국이 얘기도 나오더라'고 했는데 그걸 마치 보험설계사와의 기사가 미리 나올 것을 알고 조심하라고 한 것처럼 (김흥국이) 말하고 다니는 겁니다. 전 보험설계사 분을 알지도 못 합니다. 전 사실도 아닌 의혹과 '그런 것 같다'는 식의 문장 한 줄로 제명이 됐는데 그렇다면 물론 경찰 조사가 드러나지 사실이 뭔지 모르지만 성추문 의혹을 받는 김흥국 씨는 왜 대한가수협회 협회장직에서 내려오지 않냐고 되묻고 싶습니다."
▶Q.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에서 '가수도 목소리로 연주하는 연주인이다'라며 2억 5000만원을 지급했다고 들었습니다. 대한가수협회에 준 협회 가수들에게 출연료 명목으로 나누라고 했던 2억 5000만원은 어떤 식으로 사용됐나요.
A. 대한가수협회 측 "총 20명 정도 출연했고, 10명은 이름있는 가수, 또 그 반 정도는 무명가수가 출연했습니다. 예산이 정해져있고 가수 출연료에 한도가 있어서 유명 가수나 무명가수에게 골고루 지급된 걸로 압니다. (가수들은 방송 출연료가 행사 출연료를 더 많이 받는데)당시 KBS에서 방송이 되긴 했는데 방송 출연료로 지급됐는지 행사 출연료로 지급됐는지는 모르겠습니다.
A. 박일서 "김흥국은 회장 개인적인 집권으로 이사회를 열어 의견을 묻지 않고 음실연에서 받은 돈으로 공연을 집행했습니다. 공연 관련 무대 설치비, 인건비 등이 들어가는데 관련해서 정확한 내역서가 없습니다. 약 20~30명의 무명가수들은 김흥국이 '호랑나비' 무대를 할 때 뒤에서 백댄서처럼 춤을 췄는데 원천징수를 하고 1인당 10만원이 안되는 돈을 가져갔습니다. 그들의 출연료를 다 합쳐도 얼마 되지 않는데 그럼 나머지 돈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가수협회는 매년 연 회비가 12만원입니다. 무명 가수들도 가수들의 친목도모와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회비를 냅니다. 하지만 대한가수협회에서 무명 가수들이 받는 혜택은 전혀 없습니다. 대한가수협회는 홈페이지 조차 없습니다. 단돈 1원도 회원들에게 공평하게 돌려준 적이 없습니다. 대한가수협회의 임원들은 명예직이고 봉사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좀 더 알려진 유명 가수이거나 협회장, 지명인사들은 공연을 할 때 재능기부 형태로 참여하고 좀 더 힘든 무명가수가 무대에 설 수 있게 도와주고 챙겨주는 게 협회를 위해서라도 좋은 게 아닌지 묻고싶습니다."
▶Q. 박일서씨 측이 제기하는 김흥국씨의 횡령 의혹에 대한 입장이 궁금합니다. A. 대한가수협회 측 "대한가수협회는 비영리사단입니다. 재정이 여유롭지 않습니다. 김흥국씨가 사비를 더 내면 냈지 횡령은 말도 안됩니다. 음실연에서 받은 2억 5000만원으로 공연을 집행하는 것도 박일서씨가 비대위를 꾸려 반대해서 결국 김흥국씨가 사비를 냈습니다. 음실연에서 받은 돈은 쓰지도 않았고, 김흥국씨가 자기 돈으로 먼저 공연을 진행했으니 다시 내 돈을 찾아가겠다고 한 적도 없습니다. 김흥국이 사비를 털어서 공연을 했다.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었는데 공연이 집행이 됐으니 당연히 그 돈을 썼다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횡령 의혹을 제기하는 것입니다."
A. 박일서 "음실연에서 돈이 나온 뒤 공연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다른 기획사 사람을 끌여들여서 그 사람에게 캐스팅을 맡겼습니다. 그리고 몇 명의 선배들과 무명 가수들로 공연을 강행했습니다. 하지만 이사들이 들고 일어났고 비대위까지 결성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김흥국이 횡령 의혹 등의 말이 계속 나오자 김흥국이 '이번 일을 무마하고 한 번만 용서해주면 임기까지 잘하겠다'고도 말했습니다. ▶Q. 김흥국씨가 대한가수협회장이 된 후 협회 통장으로 개인 출연료를 받은 적이 있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A. 대한가수협회 측 "처음 듣는 소리입니다. 말이 안되는 이야기이지 않습니까. 상식적으로 왜 개인 출연료를 기부하는게 아니라면 협회 통장을 받겠습니까. 대한가수협회가 비영리사단이라 재정이 좋지 않기 때문에 김흥국 협회장이 7000만원~8000만원 정도 사비를 써서 운영한 걸로만 압니다."
A. 박일서 "김흥국은 회장이 된 다음에 대한가수협회 사단법인 통장으로 개인 출연료를 받았습니다. 사단법인 통장으로 들어온 출연료를 빼갔는지 안 빼갔는지까지는 모릅니다만 출연료를 사단법인 통장으로 받았습니다." ▶Q. 대한가수협회 내부 갈등이 심합니다. 그럼에도 자리(임원)를 지키려고 이토록 애를 쓰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A. 대한가수협회 측 "김흥국은 협회장에서 내려오고 싶어합니다. 그 정도로 정신적 고통이 큽니다. 하지만 임기가 얼마 남지도 않았고, 또 협회장직을 내려놓으면 모든 관련 루머와 의혹을 인정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의 자리를 유지하는 겁니다. 사실 김흥국 협회장이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대한가수협회 이야기를 많이 해서 홍보가 잘 된 게 사실입니다. 최근 아이돌을 비롯해 꽤 많은 가수들이 협회에 가입을 했고요. 또 전국의 지회지부를 통해 무명가수들도 꽤 많이 가입했습니다. 회원만 총 4000명이 넘습니다. 규모가 이젠 많이 커졌고 가수협회 임원 타이틀로 얻는 명예도 무시할 수 없는 게 사실입니다. 행사에서 협회장이나 협회 부회장 등으로 소개되는 게 나쁘진 않고 실제로 섭외될 때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A. 박일서 "저는 회원들의 투표로 뽑힌 사람입니다. 김흥국이 협회장이 되고 지명인사가 된 사람이 아닙니다. 이렇게 불명예스럽게 제명되는 건 억울하죠. 김흥국은 3년 전에 협회장이 됐지만 저는 12년 동안 부회장을 했습니다. 거기의 보수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12년을 일했는데 사실도 아닌 소문으로 제명되는 건 말도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