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휴젤-JTBC LA오픈이 열리는 로스앤젤레스의 윌셔 컨트리클럽. 이 골프장은 LA 다운타운에 위치했다. 도심이 아닌 외곽 지역에 주로 분포된 일반 골프장과 달리 중심부에 위치해 숙소와 식당 등 지리적 접근성이 뛰어나다. 특히 LA는 한인 최대 코리안타운이 있는 곳이다.
세계랭킹 3위 박인비(30·KB금융그룹)도 “한국 식당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좋다”며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윌셔 컨트리클럽을 ‘안방’처럼 여기는 한국 선수들은 많다. 지난해 연말 LPGA투어 대표로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했던 유소연(메디힐)과 지은희(한화큐셀) 등의 선수들도 이번 대회를 앞두고 모처럼 한식당에 모여 ‘회식’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한국 기업이 주최하는 이번 대회에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한국 갤러리가 대회장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자매들이 고향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안방’에서 승수 사냥에 나선다. 한국은 개막 6경기에서 3승을 올리며 초반 쾌조의 페이스를 보였다. 하지만 ANA 인스퍼레이션과 롯데 챔피언십 지난 2경기에서 승수 추가에 실패했다. 박인비가 각 2, 3위를 차지했을 뿐 그 외 한국 자매들은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박성현이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공동 9위에 오른 게 유일한 톱10 기록이었다.
다행히 초반 6경기에서 3승씩 나눠가졌던 미국도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주도권을 잡고 기세를 올릴 수 있어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인비가 선봉에 나선다. 최근 4경기에서 우승과 2위, 3위를 한 차례씩 차지한 박인비는 올 시즌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되찾으며 한국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장기인 퍼트가 부족했다고 느낀 박인비는 블레이드형 퍼터를 사용하다 예전의 말렛형 투볼 퍼터로 다시 바꾸는 등 우승을 향한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박인비는 상금과 레이스 투 CME 글로브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고진영(하이트진로)과 지은희도 시즌 2승에 도전한다. 루키 데뷔전이었던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화려한 등장을 알린 고진영은 지난 주 조부상으로 하와이에서 돌연 귀국했다. 당초 롯데 챔피언십에 출전할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러운 비보에 눈물을 흘리며 한국으로 돌아갔던 고진영이다. 장례식을 치른 뒤 마음을 추스른 고진영은 할아버지 영전에 우승컵을 받치기 위해 다시 힘을 내고 있다. 고진영은 올 시즌 페어웨이 안착률(87.2%)과 그린 적중률(83.3%)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미국 선수들은 경계 대상으로 꼽힌다. 박인비와 함께 1, 2라운드 동반 플레이를 펼치는 렉시 톰슨을 비롯해 제시카-넬리 코다 자매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골프장에서 차로 40분 거리에 집이 있는 리젯 살라스도 가족과 친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을 전망이다. 살라스는 “LA 심장부에서 경기하게 돼 기쁘다”라고 말했다.
JTBC골프는 대회 1~2라운드를 20, 21일 오전 7시30분, 3~4라운드를 22, 23일 6시45분부터 생중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