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월드컵 개막이 67일 앞으로 다가왔다.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오랜만에 한국 축구인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장소는 경기도 용인 골드CC. 9일 이곳에서 열린 '2018 축구인 골프대회'는 한국의 월드컵 선전을 기원하는 뜻 깊은 자리였다.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 감독을 비롯해 2002년 4강 신화 주역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들은 월드컵을 경험한 선배로서 러시아를 경험할 후배들을 위한 '진심'을 전했다.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에 대한 압박감, 성적을 내지 못하면 역적이 되는 분위기 그리고 월드컵을 앞두고 가져야 할 마음가짐 등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이었다. 신태용 대표팀 감독 역시 골프대회에 참가하며 선배들의 따뜻한 조언, 그리고 후배들의 진심을 담은 응원을 새겨들었다.
차붐은 1986 멕시코월드컵을 경험했다. 그는 "월드컵이 얼마 남지 않았다. 선수들이 서로 독려해서 한국 축구팬들에게 희망을 주기를 바란다"며 "월드컵은 어쩌면 평생 한 번 올까 말까한 기회다. 후배 선수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주기를 원한다"고 따뜻함을 전했다.
2002 '4강 신화'의 간판 공격수 황선홍 FC 서울 감독은 "월드컵은 자신감을 가지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 팀 내부에 잘 해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황 감독은 "코칭스태프들이 해야 할 일이 있고 팀 내 선배들이 할 일이 있다. 팀 분위기를 좋게 잘 형성을 해야 한다"며 "긍정적인 생각으로 월드컵을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유비' 유상철 전남 드래곤즈 감독은 컨디션을 우선순위로 꼽았다. 그는 "우선적으로 컨디션에 중점을 둬야 한다. 경기를 하다 다치면 안 된다. 부상으로 계획했던 구상이 틀어져버리면 감독 입장에서 굉장히 힘들 수 있다. 후배들이 컨디션을 잘 챙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공청소기'로 불린 김남일 대표팀 코치는 코치가 아닌 월드컵을 경험한 선배로서 조언했다. 그는 "컨디션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부상을 당하면 안 된다"며 "심리적으로도 부담이 클 것이다. 부담을 즐겨야 하는데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월드컵을 경험했던 선배들과 얘기를 많이 나눠야 한다"고 밝혔다.
2002년 '수비의 핵'이었던 최진철 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위원장은 "월드컵에서 열심히 하는 것은 누구나 다 하는 것이다. 잘해야 한다"며 냉정하게 월드컵을 바라봤다. 월드컵 선배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도 빠질 수 없었다. 그는 1994 미국월드컵 스페인전 극적인 동점골 주인공이다. 서 감독은 "경험 많은 선수들이고 해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도 많아서 동료를 믿는 마음으로 자신감 있게 대응하면 잘 될 것 같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동료에 대한 믿음이다. 상대가 강팀이라고 지나치게 의식하기 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경험을 얘기했다.
선·후배의 응원에 신태용 감독은 "월드컵에 나간다고 하니 선·후배들이 응원을 많이 해줬다"며 미소를 보였다.
보답할 길은 좋은 성적이다. 신 감독은 "우리 선수들 경기력이 점차 좋아지고 있다. K리그 경기를 꾸준히 보고 있고, J리그도 점검하고 있다. 부상이 가장 걱정"이라며 "월드컵까지 마스터플랜을 짜 놨다. 그 일정에 맞춰서 준비할 것이다. 수비 조직력을 완벽하게 준비해서 본선으로 가고 싶다"고 밝혔다.
아직 베스트 11은 정해지지 않았다. 신 감독은 "5월 평가전 베스트 11이 월드컵 주전은 아니다. 대표팀 명단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기존 선수와 새로운 얼굴 모두 가능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