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부임한 한용덕 한화 감독은 캠프 시작부터 '무한 경쟁'을 선언했다. 선발 로테이션 세 자리를 놓고 투수 10명이 경합했고, 배영수, 윤규진, 안영명, 김민우, 김재영 등이 끝까지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한화는 지난 시즌 선발 투수 투구 이닝이 10개 구단 가운데 8위에 그쳤다.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풀타임을 버텨줄 국내 선발 투수의 존재가 절실하다. 팔꿈치 수술을 받고 복귀한 이태양은 일단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한다. 필승조인 권혁과 송창식은 부상을 털고 스프링캠프를 무사히 소화했다. FA로 잔류한 베테랑 왼손 불펜 박정진은 다소 페이스가 더디지만, 한 감독의 신뢰를 받고 있다. 소방수는 역시 정우람이 1순위다.
지명타자 김태균과 이용규의 '예비 FA' 효과는?
김태균, 정근우, 이용규. 타선에 국가대표 베스트 멤버 출신들이 즐비하다. 다만 베테랑이거나 부상 경력이 있다는 게 걱정거리다. 리드오프는 FA 신청을 1년 미루고 팀에 남은 이용규가 맡는다. 김태균은 지명타자로 나서면서 장기인 타격에 전념한다. 2루수 정근우-유격수 하주석-3루수 송광민으로 이어지는 내야진도 공수 모두 믿음직스럽다. 지난해 두산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주전 포수 최재훈은 조인성의 은퇴로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지승준이 백업 포수로 뒤를 받친다. 최진행과 이성열은 장타력이 기대되고, 양성우와 오선진도 호시탐탐 주전 자리를 노리고 있다.
샘슨 구위 합격점, 휠러는 제구 수준급
한화는 지난해 용병 세 명에게 도합 480만 달러를 줬다. 셋 다 시즌 종료 후 한국을 떠났다. 올해 새로 온 외국인 선수 3인의 몸값 총액은 197만5000달러. 지난해 알렉시 오간도 한 명이 받았던 연봉(180만 달러)과 큰 차이가 없다. 그만큼 외인들에게 기대하는 부분이 객관적으로는 작아졌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팀 전력상 이들의 비중이 작은 건 아니다. 외국인 투수 제이슨 휠러와 키버스 샘슨이 선발 원투 펀치를 맡아줘야 한다.
샘슨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최고 시속 150㎞까지 구속을 끌어 올렸다. 연습경기에서 삼진쇼를 펼치면서 강력한 구위를 뽐냈다. 무엇보다 한화가 가장 원하는 '부상이 거의 없는' 투수다. 팀은 에이스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휠러는 한용덕 신임 감독에게 제구로 합격점을 받았다. 다만 외국인 타자 제러드 호잉은 하위타선에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수비와 베이스러닝은 수준급이지만 아직 변화구 대처 능력이 물음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