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택 전 연희단 거리패 예술감독이 경찰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다. 문화계 인사 중 첫 경찰 조사다.
이윤택은 17일 오전 10시 서울지방경찰청에 소환됐다. 굳은 표정과 무거운 발걸음으로 경찰서를 향했다. 포토라인 앞에 선 그는 대부분 질문에 답변을 피했다.
그는 "피해자들에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운을 떼면서도 "오해가 있는 듯하다. 강제성 여부 등은 경찰 조사를 통해 밝히겠다. 경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리허설 논란에 대해선 "논란은 사실이 아니다. 준비 과정이었다. 준비 과정을 리허설로 왜곡했다"고 주장하며 "적어도 진심으로 말했다"고 강조했다. 피해자가 몇 명이라고 생각하는지 묻자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지난달 28일 극단 미인 대표 김수희 씨 등 피해자 16명은 서울중앙지검에 이윤택을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성폭력 혐의로 고소된 이윤택에 대해 긴급 출국금지를 요청했다. 향후 법무부 승인 시 한 달간 출국이 금지된다"고 밝혔다. 이윤택 수사에 가장 핵심 쟁점은 '공소시효'다. 이에 대해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은 "공소시효가 지났다 해도 조사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나올 수 있고, 다른 법률을 적용할 여지도 있어 수사는 당연히 해야 한다"며 "필요하면 법조계나 여성계 등 외부 전문가 의견도 충분히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년에 걸쳐 성폭행과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에 휩싸인 이윤택은 "성추행은 인정하지만 강제적인 성관계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 성폭력 사실에 대해 인정할지 여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