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맥주 업계가 때아닌 광고 전쟁을 벌이고 있다. 평창겨울올림픽 열기를 이어 가는 동시에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시장 선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롯데주류는 프리미엄 맥주 '클라우드'를 소재로 한 '드라마타이징(드라마와 광고의 합성어)' 영상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우리 사이를 애매하게 만드는 것들'이라는 제목으로 공개된 이번 영상은 클라우드 생맥주를 통해 권태기를 극복하고 사랑을 되찾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담았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클라우드 생맥주의 인지도를 높이고자 이번 영상을 촬영했다"며 "빠른 시간 안에 영상을 시청하는 최근 소비자 트렌드를 고려해 3분 길이의 웹드라마를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9일 배우 이서진과 박서준을 모델로 한 '맥스' 제품의 새로운 광고를 공식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공개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맥주 맛도 모르면서' 캠페인을 위해 현재 tvN의 프로그램 '윤식당2'에 출연 중인 이서진과 박서준을 모델로 발탁했다"며 "프로그램에서 보인 프로요리사 못지않은 열정과 실력은 물론, 맥주 한 잔의 휴식을 즐기는 모습이 캠페인 컨셉트에 잘 어울려 함께하게 됐다"고 말했다.
광고는 윤식당2에 나온 두 배우의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유머 코드로 맥스의 특징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비맥주도 지난 5일 세계적인 셰프 고든 램지가 참여한 '카스' 맥주의 새 TV 광고 캠페인를 공개했다. 광고는 '직장인 편'과 '커플 편' 두 버전으로 제작됐다.
직장인 편에서는 회사 선배, 상사와 함께 식사 자리를 갖게 된 신입 사원이 메뉴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고든 램지가 일단 카스를 먼저 마셔 보라고 제안해 어색함을 없애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커플 편은 서로 호감이 있는 남녀의 첫 저녁 식사 자리에 어색한 침묵이 이어지자 참다 못한 셰프 고든 램지가 두 남녀에게 카스 한 잔을 마실 것을 제안해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낸다는 내용이다.
두 편의 광고 모두 음식 맛은 물론이고 분위기까지 살려 주는 카스 맥주의 강점을 고든 램지의 시선으로 그려 냈다고 오비맥주 측은 설명했다.
이 같은 맥주 업계의 광고 경쟁은 예년에 비해 3개월 정도 빨라졌다. 통상 업계는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6월 초에 광고 전쟁을 벌여 왔다.
업계는 최근 매출이 급증했던 평창올림픽의 열기를 이어 가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올림픽 기간에 맥주 회사들의 매출은 전년 대비 20% 급증했다.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맥주 업체들이 한국인 입맛에는 역시 한국 맥주라는 인식을 심어 주며 잇따라 '소비자 입맛 사로잡기'에 나서고 있다"며 "수입 맥주의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다 보니 이를 방어하기 위한 광고 경쟁도 일찍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