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승호(24)가 데뷔 첫 로맨틱 코미디 도전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지금까지 봐왔던 무게감을 내려놨다. 좀 더 가벼운 연기로 신선하게 다가왔다. MBC 수목극 '로봇이 아니야'에서 인간 알레르기 때문에 사람들과 단절되어 살아가지만, 사랑을 통해 상처를 극복하고 세상 밖으로 나가는 김민규 역으로 분했다. 채수빈과 달달한 케미를 형성하며 로맨스 연기를 펼쳤다. 시청률은 아쉬웠다. 3%대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수목극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유승호의 얼굴엔 아쉬움보단 행복함이 묻어났다. 진정으로 행복했고 그간의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고 입을 모으며 환하게 웃었다.
로코 갈증 해소
유승호는 그간 "가벼운 걸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던 바 있다. 그리고 그 소원은 '로봇이 아니야'를 통해 이뤄졌다. 처음엔 걱정이 앞섰지만,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들었고 스스로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고백했다. "'과연 내가 로맨스에 빠져서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컸다. 걱정이 앞섰다. 초반에는 솔직히 멜로를 잘 몰랐다. 멜로 라인도 없었다. 수빈(지아)이가 로봇 행세를 했다는 걸 밝히고 인간 대 인간으로 사랑에 빠졌을 때 뭔가 모르게 설렜다. 수빈이를 바라봤을 때, 연인들끼리 할 수 있는 행동을 했을 때 연기가 아닌 그 전에 연애했을 때 모습이 조금씩 나오더라. 극 중 인물인 민규로서, 지아라는 인물을 아끼고 사랑하고 있는 건가 싶었다. 그런 기분을 처음 느껴봤다. 내가 이 순간만큼은 민규가 되어서 지아를 내 여자친구, 애인으로 느끼고 있다는 걸 느꼈다."
도전 정신을 가지고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했던 유승호는 "너무 재밌었는데 힘들었다. 당분간 로맨스는 쉬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수줍게 말했다. "멜로보다는 지금까지 해온 것들이 몸에 배어 있어서 그런지 그런 게 연기하고 있다는 걸 좀 더 많이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날로 느는 키스신
유승호는 브라운관에서 파격적인 키스신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전작이었던 '군주'에선 김소현과 진한 키스신을, 이번 작품에선 채수빈과 달달한 키스신으로 시청자들에 설렘주의보를 내렸다. 키스신 연기가 나날이 느는 것 같다고 하자 "'로봇이 아니야'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은 느낌이었다. 사랑이긴 하지만 현실적인 진한 사랑이 아니라 어른들이 옛날 동화책을 읽었을 때처럼 두근거리고 아름답고 귀여운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원래 뽀뽀 개념으로 생각했었는데 어느 날 감독님이 시청자들이 난리가 났다면서 뭔가 좀 더 진한 키스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급하게 추가된 신이었다"면서 "그 이후엔 좀 더 수위를 높였다. 단순히 뽀뽀가 아닌 키스였다. 극 중에서 지아와 민규와의 관계에도 도움이 된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된 것 같다"고 답했다.
아역상→신인상→최우수상 수상
2000년 MBC 드라마 '가시고기'로 데뷔한 유승호는 KBS와 SBS에서 아역상을 수상하고 2009년 MBC '보고싶다'를 통해 남자신인상을 품에 안았다. 그리고 SBS 연기대상 우수연기상을 넘어 지난해 MBC 연기대상 미니시리즈 부문 남자 최우수상을 거머쥐었다. 차근차근 한 단계씩 성장, 커리어를 쌓고 있다.
다음 그가 바라는 행보는 '대상'일까. 유승호는 "대상을 받고 싶지 않다"고 손사래를 쳤다. "작년에 최우수상을 받았는데 되게 이상하더라. 어렸을 때부터 시상식 다녔는데 대상·최우수상 이런 상은 정말 대선배님들이나 어른들이 받는 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날 수상하고 나서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 수상소감이 너무 별로였다. 엄청 떨어서 그랬던 것 같다. 2009년에 신인상을 받은 이후 MBC에서 처음 받는 상이었는데 똑같은 트로피더라. 몇 년 만에 MBC에서 상을 받으니 기분이 좋았다"고 밝혔다.
이날 최우수상을 수상했지만, 동시에 대상 후보에도 올랐던 터. "후보에 올라갔던 것도 어이가 없었다. 다행히도 대상은 김상중 선배님이 받으셨다. 그날 마음 편하게 최우수상 받고 집에 갔다.(웃음) 대상은 끝인 것 같아서 별로 받고 싶지 않다. 방송국에서 줄 수 있는 제일 높은 상이 아닌가. 내가 가려고 했던 목표가 깨질 것 같아서 안 받고 싶다. 영원히 받을 수 있다는 마음만 가지고 계속 일하고 싶다"는 마음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