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KBS 새노조)가 142일간의 총파업을 끝내고, 24일 오전 9시 업무에 복귀했다.
KBS 새노조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민주광장에서 간단한 환영식을 열었다. 성재호 본부장은 "방학 끝나고 학교 가는 기분이다. KBS를 바꾸는 첫 날"이라고 강조했다.
KBS 총파업은 지난 22일 고대영 KBS 사장의 퇴진으로 급물살을 탔다. KBS 이사회는 고대영 사장의 해임제청안을 재적이사(11명) 과반인 6표 찬성으로 가결했다. 이는 곧 KBS 새노조의 총파업 중단으로 이어졌다. 이후부터 노조원들은 업무에 복귀해 'KBS 정상화'를 위해 준비했다.
일단 KBS 새노조 측은 파업의 두 가지 목표 중 한 가지인 '고대영 사장 퇴진'을 이뤄냈다. 이제 남은건 'KBS 정상화'다. KBS 새노조 측은 23일 노보를 통해 구성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새로운 KBS'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보도 부문은 '시청자가 원하는 뉴스와 경쟁력 높일 조직 개혁'에 방점을 찍고 뉴스 혁신·특별취재단·조직 개혁·과거사 청산·과도기 승리 등 5가지를 과제로 삼았다. KBS PD협회는 최우선 과제로 '프로그램 경쟁력 회복'을 꼽았다. 교양·기획제작 부문은 김덕재 PD, 예능 부문은 손자연 PD(새노조 중앙위원)를 중심으로 비대위 활동을 시작했다. 라디오 부문도 임병석 PD를 위원장으로 하는 발전위원회를 꾸려 미래 발전 방안을 짜기로 결의했다.
KBS 총파업의 끝으로 라디오국은 24일부터 모든 프로그램을 정상가동 시켰다. 특히 '박명수의 라디오쇼' DJ 박명수는 파업동안 만나지 못했던 식구들과 전화 통화하며 청취자들을 반겼다. 그는 "우리 방송이 2015년 1월 1일에 시작했지만 오늘부터 1일인 것 같다. 감개무량하다. 파업하는 동안 많은 게 바뀌었는데 KBS 모든 방송이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청취자들을 위해 노력 할 때다"라고 밝혔다.
이미 예능국은 일부 복귀한 노조원들로 일부 프로그램 녹화와 정상 방송 등을 이어가고 있다. KBS 새노조 관계자는 "예능, 드라마 제작진은 지난 1일 복귀했지만 아직 부분적으로 복귀하지 않은 인원들이 있다. 아직 완전히 정상화가 된 단계는 아니다. 모든 인원이 복귀하면 순차적으로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총파업이 끝났지만 이제 막 업무게 복귀한 만큼 완전한 정상화까진 2~3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심스레 밝혔다.
KBS 이사회는 고대영 사장이 최종 해임됨에따라 새 사장 선임 절차에 나선다. KBS 사장은 방송법상 KBS 이사회가 사장 후보자를 뽑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해야한다. 대통령이 이사회가 제청한 후보자를 지명하면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 승인을 받은 뒤 최종 임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