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홍광호의 고민이 여실히 드러났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인 햄릿을 연기한 홍광호에겐 연기가 곧 삶이었다.
셰익스피어의 명작 '햄릿'은 국내 최고 창작뮤지컬 '햄릿:얼라이브'로 새롭게 탄생했다.
'햄릿:얼라이브'는 탄탄한 스토리와 현대적인 음악과 더불어 강렬한 조명과 세련된 무대로 개막 초부터 관심을 모았다. 특히 홍광호·양준모·고은성 등 화려한 캐스팅은 관객의 구미를 당겼다.
'햄릿'은 전세계에 알려진 대표적인 고전 문학이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대사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모를 정도. 시대를 불문하고 사랑 받는 작품이다. 인간의 근본적인 고뇌 앞에서 펼쳐지는 비극은 꽤 여러가지 형태로 재창작됐다. 그런 의미에서 창작 뮤지컬로서의 재탄생은 꽤 의미가 깊다.
인간의 고뇌를 2시간 30분이라는 한정된 시간 안에 담아야 하고, 햄릿의 혼란을 음악으로 표현해야 했다. 만약 실험만 가득하다면 패작에 불과한 작품이 탄생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베일을 벗은 '햄릿:얼라이브'는 우려를 말끔히 씻었다. 무대와 조명 만으로 관객을 압도했다.
무대 디자인 기간만 1년이 넘게 걸렸다. 원작 속 상징들을 담으려고 애쓴 티가 여실히 보여졌다. 고정기둥 76개와 전환기둥 18개로 마치 미로처럼 연출되어 있는 무대는 유령(선왕)이 나타날 수 있는 초자연적인 공간과 일상생활이 나타나는 사실적인 공간에 햄릿의 심리까지 표현했다.
'햄릿:얼라이브'가 관객들에게 던지고 있는 메시지는 조명 디자인에서도 이어진다. 각 기둥에 설치된 원형의 LED조명과 메인막에 투사되어 심장박동 소리와 함께 깜빡이는 검은 원은 삶과 죽음을 이어주는 통로의 역할을 한다.
여기에 홍광호의 열연도 원작의 디테일을 살리는 데 한몫했다. 홍광호는 햄릿을 연기하기 위해 매일 고민하고 있다. 홍광호 측 관계자는 "매일을 햄릿으로 산다. 조금더 나은 무대 연출을 위해 배먼 다른 연기를 펼치고 있다. 매번 다른 공연을 펼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홍광호가 햄릿에 무한 애정을 쏟고 있다"고 밝혀다.
그의 고민으로 햄릿은 재탄생했고, 고전 속 햄릿이 무대로 등장했다고 해도 믿을 법 하다. 게다가 믿고 듣는 가창력은 연기와 시너지를 이뤘다.
햄릿을 홍광호가 완벽하게 소화했다면, 양준모는 햄릿의 숙부 클로디어스 역을 맡아 홍광호에 맞섰다. 왕이 되기 위해 진실은 외면하고 집착과 욕망있는 연기는 무섭도록 소름이 끼쳤다. 점점 광기로 폭주하는 연기력 또한 볼거리다. 햄릿의 어머니 거트루드 역의 김선영과 햄릿의 연인 오필리어 역의 정재은의 연기도 안정적이었다.
뮤지컬 '햄릿:얼라이브'. 공연시간 160분. 2018년 1월 28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이미현 기자 lee.mihyun@joins.com 사진=CJ MUSICA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