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해커, 린드블럼, 밴헤켄. 효자 외국인 선수들이 친정팀과 재계약에 실패하며 팀을 떠나고 있다. 기량 저하나 부상 우려, 몸값 이견 등 이유도 가지각색이다.
롯데는 9일 "린드블럼과 재계약을 맺지 못했다"고 밝혔다.
롯데는 지난 1일 KBO에 린드블럼의 보류 선수 제외를 요청했다. 다만 선수측의 요청일뿐 "이와 별개로 재계약 협상은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롯데와 린드블럼은 계약 조건에 이견을 보였다. 결국 재계약을 맺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로써 롯데와 린드블럼의 결별은 기정사실이 됐다.
린드블럼은 2015년 롯데에 입단해 13승 11패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하며 에이스로 거듭났다. 2016시즌에도 10승(13패)을 거뒀다. 재계약이 유력했지만 셋째 딸 먼로의 심장병 탓에 스스로 계약을 포기했다. 올 시즌은 닉 애디튼의 대체 선수로 후반기부터 다시 롯데에 합류해 5승3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다만 아직 외국인 구성을 완료하지 못한 일부 구단에서 린드블럼의 영입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처럼 친정팀과 작별하는 외국인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넥센은 앤디 밴헤켄(38)과 재계약을 포기했다. 밴헤켄 대신 에스밀 로저스· 제이슨 브리검과 계약하며 외국인 투수 구성을 완료했다. 밴헤켄은 6년 간 무려 74승을 올려 외국인 투수 통산 최다승 3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마흔이다. 8승 7패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한 올 시즌에도 부상으로 45일 동안 2군에 다녀왔다.
NC가 1군에 진입한 2013년부터 뛴 해커 역시 추운 겨울을 맞고 있다. 2015년 다승왕(19승) 출신으로 올 시즌에도 12승으로 3년 연속 두자릿 수 승리를 챙겼다. 하지만 NC는 "이닝이터 외국인 투수를 원한다"며 "해커를 보류 선수로 묶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타 구단 출신의 외국인 선수 영입에 대한 부담감과 몸 상태에 관한 우려로 새로운 팀을 찾지 못하고 있다. 두산에서만 7년간 뛴 더스틴 니퍼트(37)도 재계약을 장담할 수 없다. 두산은 니퍼트에게 재계약 의사를 통보하지 않았다. 실제로는 재계약에 관심이 높지만 구단과 선수 간에 몸값 이견 때문이다. 두산은 "니퍼트의 나이와 몸 상태 등을 고려했을 때, 보다 합리적인 수준에서 새로 재계약 해야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계속 협상은 이어지고 있지만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한편 KIA(2012~13)와 넥센(2014)을 거쳐 LG(2015~17)에서 뛴 헨리 소사도 내년 시즌 계속 LG 유니폼을 입을 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개인 통산 59승으로 외국인 투수 최다승 4위에 올라있는 소사는 올해 개인 한 시즌 최다인 11승에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했다. 최근 세 시즌 30경기-185이닝 이상을 소화한 튼튼한 몸이 강점이다.
그러나 LG는 레다메스 리즈와 데이비드 허프, 소사 중 두 명으로 내년 시즌 외국인 마운드를 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소사 입장에선 리즈, 허프와 경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