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엔터테인먼트·롯데엔터테인먼트·쇼박스·NEW 빅4로 정의되던 영화배급사 서열이 흔들리고 있다. 메가박스 플러스엠(이하 메가박스)은 그들 중 가장 주목받는 '라이징스타'다.
메가박스는 최근 개봉한 2편의 영화를 박스오피스 5위권 내에 안착시켰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부라더(장유정 감독)'와 '범죄도시(강윤성 감독)'가 5일 박스오피스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1위가 마블의 기대작 '토르: 라그나로크(타이카 와이티티 감독)'라는 것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선전이다.
'범죄도시'는 누적관객수 636만 9026명으로 '아저씨'를 넘고 역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한국영화 중 흥행 순위 3위에 올랐다. 올해 개봉한 영화 중에서도 흥행 3위 '군함도'(누적 659만 2170명)의 자리를 넘본다. 개봉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여전히 평일엔 약 6만명, 주말엔 1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고 있다. 올해 최고 기대작이었던 '군함도'까지 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사실 개봉 전까지 많은 기대를 받지 않았던 '부라더'는 의외의 흥행세를 보여주고 있다. 4일 만에 73만 1572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모았다.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약 100만 명으로, 주말까지 손익분기점을 거뜬히 넘길 것으로 보인다.
메가박스의 흥행은 '박열(이준익 감독)'부터 시작됐다. 제작비 40억원을 들인 저예산 영화로 235만 9176명의 관객을 모았다. '박열'과 '범죄도시', '부라더'는 모두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관객을 사로잡았다. 제작비가 많이 들지는 않지만 퀄리티가 보장된 웰메이드 영화에 투자하는 전략으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막대한 제작비를 들였지만 올해 대다수의 작품이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한 업계 1위 CJ엔터테인먼트와 비교돼 메가박스의 흥행 농사는 더욱 두드러진다.
이 같은 행보는 영화계 다양성 재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제강점기의 무정부주의자 박열의 실화를 다룬 저예산 영화인 '박열'을 투자배급하고, '범죄도시'처럼 톱스타없이도 영화를 만든다.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지탄받고 있는 요즘, 메가박스의 행보는 관객이 보다 다양한 영화를 선택할 수 있게 돕는다.
향후 라인업도 알차게 준비돼있다. 오는 29일 개봉을 앞둔 '기억의 밤'은 납치된 후 기억을 잃고 변해버린 형, 형의 흔적을 쫓을수록 자신의 기억조차 의심하게 되는 동생의 이야기다. 장항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김무열과 강하늘이 형과 동생으로 출연한다. 조승우와 지성이 주연을 맡은 '관상' '궁합'에 이은 역학 3부작 '명당', 김태리와 류준열이 출연하는 '리틀 포레스트' 등도 2018년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