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류 업계가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장 다각화로 블루오션 찾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침체된 주류 시장
6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 등 주요 주류 업체들의 지난해 실적이 모두 악화됐다.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매출(1조8902억원)과 영업이익(1240억원)은 각각 전년 대비 0.9%와 7.45% 감소했다.
클라우드와 처음처럼 브랜드를 보유한 롯데주류도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롯데주류의 매출액은 7944억원으로 전년 8208억원 대비 3.4% 줄었다.
이들 주류 업체의 실적이 악화된 것은 소비 심리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 등으로 술 소비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2015년 주류 업계 효자 상품이던 과일소주의 인기가 1년 만에 수그러든 것도 큰 타격이었다.
실제 하이트진로의 매출 중 맥주 부문만 따로 살펴보면 2015년 8391억원에서 지난해 8027억원으로 300억원 넘게 감소했다.
롯데주류의 과일소주인 '순하리'의 매출 역시 전년 대비 400억원 줄었다.
수입 맥주의 거센 국내시장 공세도 주류 업계 실적 악화의 원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 맥주 규모는 1억8155만 달러(2080억원)로 전년보다 28.8%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회 전체적으로 술 소비를 줄이는 분위기 속에서 수입·수제 맥주 공세, 과일소주 판매 급감 등의 영향으로 주요 주류 업체 실적이 모두 나빠졌다"고 말했다.
해외로 눈 돌리는 주류 업계
국내 주류 소비가 감소하자 주류 업체들은 해외 진출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하이트진로다. 2007년부터 일본을 중심으로 미국, 호주, 몽골, 태국 등 총 60여 개국에 진로, 참이슬, 하이트, D, 진로막걸리 등 총 74개 품목을 수출하고 있다.
작년 3월에는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법인도 설립했다. 미국·중국·일본·러시아에 이은 다섯 번째 해외 법인이다.
하이트진로는 베트남 법인을 통해 작년부터 수도 하노이에서 홍보 활동을 시작하는 등 소주 브랜드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매출액은 252만 달러를 기록했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2배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미국 시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미국 법인 '진로아메리카'가 LA 다저스와 제휴를 맺고 '다저스 맥주'를 출시했다. 또 LA 다저스 구장에 LED 광고를 진행하고 구장 내에 '하이트 바'를 운영하는 등 브랜드 알리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해외 사업 조직을 강화하고 신시장 개척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며 "창사 100주년을 맞는 2024년에는 2015년 대비 해외 매출이 450% 성장한 53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롯데주류는 증류식 소주 '대장부'를 앞세워 미국과 대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장부는 알코올 도수 25도에 375ml 용량으로, 국내에서 판매되는 '대장부 25'와 동일 제품이다. 롯제주류는 지난 6월 미국(1만2000병)과 대만(6500병)에 진출해 현지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같은 달 미국 최대 규모의 주류 품평회인 'SIP'에서는 소주 부문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 7월에는 캐나다 시장에도 진출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대장부는 세계 어느 술과 견줘도 경쟁력 있는 우수한 술"이라며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판로를 개척해 우리 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