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이 유희열이 이끄는 안테나 사단이 두 번째 레이블 콘서트를 열었다. 지난해엔 '헬로' 인사했다면 이번엔 함께 하는 음악여행이다. 유희열은 "명절을 맞아 멀리서 일하고 있었던 큰아버지, 큰고모 등을 다시 만난 기분이다. 함께 걸어가주실 분들이라 믿고 마음껏 까불겠다"며 1년 만에 마주한 관객들에 반가움을 표현했다. 음악으로 하나 된 11명의 아티스트와 관객들은 240여 분동안 교감했다.
안테나의 토이, 정재형, 루시드폴, 페퍼톤즈(신재평 이장원), 박새별, 권진아, 차이, 정승환, 이진아, 샘김은 서울 잠실 실내 체육관에서 2, 3일 양일간 ‘위드, 안테나’를 열고 33여 곡을 함께 만들었다. 피아노, 기타, 코러스 등 저마다 역할을 부여받고 발라드, 알앤비, 재즈 등 장르를 총망라한 서로의 무대를 꾸몄다.
유희열은 "우린 대본도 없고 첫곡부터 마지막까지 선후배가 합주하는 공연으로 구성됐다. 이게 말이 쉽지 죽을 것 같다. 8시간씩 지옥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페퍼톤즈는 "이 시기만 되면 안 해본 연주를 하느라 힘들다. 사실 발라드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공연 콘셉트는 '음악 국가대표'였다. 필드 위에서 뛰는 11명의 최정예 선수들이 등장했고, 19살 샘김부터 40대 후반의 정재형까지 무대를 꽉 채웠다. 유희열은 "축구 경기로 치자면 감독도 함께 뛰는 건데 음악만이 가능한 일인 것 같다"고 전했다.
팬들 또한 연령 불문이었다. 혼자 온 남성 관객도 많았고 출산을 앞둔 임산부도 공연장을 찾았다. 워너원 팬인 13살 친구는 부모님 손에 이끌려 왔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유희열은 "무대를 준비하면서 과거 생각이 났다. 하나음악시절 그때 난 지금의 샘김 나이였다. 큰형님이 나보다 어리셨는데"라며 "그것 때문에 살짝 마음이 아팠다"고 전했다. 하나음악은 1992년 만들어진 음악공동체로, 당대 최고의 포크 발라드 음악들을 만들었다. 토이 1집 '내 마음속에'가 여기서 탄생했다. 하나음악을 만들고 이끌었던 '포크계 대부' 조동진은 내달 공연을 앞두고 갑작스레 별세했다. 유희열은 故조동진에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는 음악과 사람에 대해서 생각하게 해주시던 분'이라며 애도를 표했다.
어느 덧 시간이 흘러 안테나 수장이 된 유희열. 그가 느끼는 무게와 책임을 잘 알고 있는 정재형은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이들은 "우리가 아는 만큼, 걸을 수 있는 만큼 부끄럽지 않게 음악하겠다. 또 부끄럽지 않은 사람들 되겠다. 채찍질해주시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안테나는 9일 부산 벡스코, 16일 대구 엑스코에 이어 26일과 29일에는 각각 미국 로스엔젤레스, 뉴욕까지 총 5개 도시를 방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