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47)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1일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 NFC)에서 소집된다. 엔트리 26명 중 16명이 조기 소집된다. 이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9차전 이란(31일), 10차전(9월 6일) 우즈베키스탄과 경기를 위한 신 감독의 핵심카드다.
16명 선수들은 K리거 11명을 비롯해 중국파 4명, 중동파 1명으로 구성됐다.
이동국(38)·김신욱(29)·이재성(25)·최철순(30)·김진수(25)·김민재(21) 등 전북 현대 소속 6명과 염기훈(34)·김민우(27·이상 수원 삼성)·이근호(32·강원 FC)·고요한(29·FC 서울)·조현우(26·대구 FC)가 포함됐다.
중국 슈퍼리그에서는 김기희(28·상하이 선화)·김주영(29·허베이 화샤)·정우영(28·충칭 리판)·권경원(25·톈진 취안젠)이 먼저 들어온다. 카타르 스타스리그가 프리 시즌 중이라 남태희(26·알 두하일)도 구단과 협의를 통해 조기 소집에 응할 수 있게 됐다. 광저우 에버그란데 김영권(27)은 22일 상하이 상강과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치른 뒤 23일 합류할 예정이다.
신태용팀의 조기 소집은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우려와 기대와 공존하고 있다.
우려가 앞서는 이유는 전임 울리 슈틸리케(63) 감독이 시도한 조기 소집 실패의 경험 때문이다.
지난 6월 13일 카타르와 8차전을 앞둔 5월 29일 파주 NFC에서 대표팀 선수들이 모였다. 엔트리 24명 중 12명이 조기 소집됐다. 손흥민(25·토트넘)·기성용(28·스완지 시티)·지동원(26·아우크스부르크)·이청용(29·크리스탈 팰리스) 등 유럽파가 중심을 잡았다. 여기에 당시 카타르 알 가라파에서 뛰던 한국영(27·강원)이 포함됐다. 곽태휘(36·서울)·김창수(32·울산 현대)·최철순·김진수·이재성·이근호·조현우 등 K리거들이 힘을 보탰다.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조기 소집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강하게 제기됐다. 반쪽짜리 훈련으로 어떤 준비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이었다. 기우는 현실이 됐다. 시즌을 끝낸 뒤 바로 합류해 극심한 피로도를 안고 있는 유럽파 선수들의 단순한 체력 회복 훈련에 지나지 않았다. 나머지 선수들 역시 팀 훈련이 아닌 개인 훈련에 집중했다. 훈련의 실패는 고스란히 경기력으로 드러났다. 한국은 카타르에 2-3으로 졌다.
신 감독의 조기 소집에 기대감이 큰 이유도 분명 있다. 과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시즌 중반인 K리거와 중국파 몸 상태는 물이 오를 대로 올랐다. 유럽파 역시 시즌 시작 시점이라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다. 체력 훈련과 컨디션 점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신 감독은 개인 훈련보다 팀 훈련, 전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를 위해 신 감독은 조 기소집에 대비한 선수 선발 계획을 치밀하게 짰다.
슈틸리케 감독 시절 '중국파 논란'이 불거졌던 중국파 선수를 5명이나 선발한 것 역시 조기 소집이 가능한 선수들이라는 점이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조기 소집 핵심은 '수비'다. 슈틸리케 감독 시절 빈약한 수비로 위기를 맞이했다. 공격 축구를 지향하는 신 감독 역시 수비가 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수비 라인에서 이번 소집에 합류하지 않은 선수는 한 명도 없다. 그만큼 공을 들인 부분이다. 중앙수비수는 중국파로, 풀백은 K리거로 확실한 조직력을 다질 수 있는 시간이 있다. 또 중원과 공격은 조기 소집으로 기초를 잡아 놓은 뒤 손흥민, 황희찬 등 유럽파가 합류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슈틸리케 감독의 조기 소집과는 선수 선발과 훈련 계획 그리고 내용 등 모든 것들이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