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오른손 투수 김대현(20)이 1군 데뷔 후 최고의 모습으로 시즌 3승(3패)째를 따냈다. 김대현은 13일 인천 SK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3피안타 4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9-1 승리를 이끌었다.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이닝 타이. 시즌 네 번째 5⅓이닝 투구로 양상문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중압감이 큰 경기였다. 2017년 전반기 최종전. LG는 SK와의 주중 3연전을 앞두고 악재가 겹쳤다. 왼손 계투 윤지웅이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됐고, 선발진에도 공백이 발생했다. 양상문 감독은 지난 10일 왼손 선발 차우찬과 데이비드 허프를 동시에 1군에서 제외했다. 차우찬은 왼 팔꿈치 타박상에 따른 피로누적. 허프는 9일 잠실 한화전에서 당한 왼 햄스트링 부상으로 4주 진단을 받았다. 전반기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하는 상황에서 졸지에 선발 투수 2명이 1군에서 사라진 셈이다.
후반기 복귀가 가능한 차우찬과 달리 허프의 장기 이탈이 확정되면서 '임시' 선발이 필요했다. 양상문 LG 감독은 지난 11일 '허프의 대체 선발이 누구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항상 스탠바이(준비)를 하고 있는 대현이, 대현이가 들어간다"고 밝혔다. 그리고 최종전 선발로 내정했다.
프로 2년차 김대현은 감독의 기대를 '호투'로 응답했다. 1회 1점을 지원 받은 김대현은 1회 2사 2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겼다. 2회는 삼자범퇴. 3-0까지 리드한 3회에는 2사 3루를 버텨냈다. 1사 후 조용호를 1루수 방면 번트 안타로 내보냈고, 야수 송구 실책이 겹치면서 단숨에 득점권까지 몰렸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았다.
최대 위기는 4회였다. 5-0으로 앞선 4회 선두타자 한동민을 몸에 맞는 공, 후속 김동엽에게 안타를 맞고 무사 1,3루로 몰렸다. 하지만 박승욱과 박정권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이재원까지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3개를 채웠다.
5회를 무실점으로 처리한 김대현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1사 후 김동엽에게 2루타를 맞고 진해수와 교체됐다. 투구수 98개(스트라이크 62개). 직구 최고구속은 시속 148km까지 찍혔다. 변화구는 커브와 슬라이더, 포크볼을 자유자재로 던지면서 완급조절로 SK 타선을 무력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