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산하 트리플 A 새크라멘토에서 뛰고 있는 황재균(30)이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언론 '더 머큐리 뉴스'의 앤드루 배글리 기자는 27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황재균이 메이저리그에 콜업되지 않을 경우 옵트아웃을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황재균은 지난해 1월 샌프란시스코와 1년 계약(메이저리그 등록 시 연봉 150만 달러)을 하며 옵트아웃 조항을 삽입했다. 7월 1일까지 메이저리그에 콜업되지 않으면 계약을 파기하고 FA(프리에이전트) 권리를 취득할 수 있다.
황재균은 샌프란시스코 구단이 자신을 쓸 생각이 없다고 확신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시범 경기에서 개막 로스터 진입을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타율 0.333·5홈런·15타점을 기록했다. 미국 진출을 위해 영어 공부를 했고 팀 내 주축 선수들과도 친분을 쌓았다. 선수단과 코칭스태프가 뽑는 스프링캠프 신인상 '2017 바니 뉴전트 어워드'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개막 25인 로스터에 그의 이름은 없었다. 황재균은 외야 전향을 준비하며 마이너리그 생활을 시작했다. 꾸준히 가능성을 보여 줬다. 성적도 준수했다. 그럼에도 기회는 오지 않았다. 팀 내 최고 유망주 출신 내야수인 신인 크리스티안 아로요가 먼저 콜업됐다. 이후에도 샌프란시스코의 3루수 자리는 계속 빈자리가 났다. 그러나 그때마다 브루스 보치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황재균을 외면했다.
지난 24일엔 사실상 마지막 기회마저 사라졌다. 주전 3루수 에두아르도 누네스가 부상자명단(DL)에 등재되며 기대를 모았지만 백업 경쟁자였던 코너 길라스피가 콜업됐다. 베테랑 아론 힐을 양도지명하면서 생긴 빈자리엔 신인 라이더 존스가 등록됐다. 악재 속에 옵트아웃을 행사할 수 있는 시일이 다가왔다.
황재균은 이제 다른 기회를 노린다. FA 자격을 얻으면 다른 구단과 협상이 가능하다. 하지만 다시 마이너 계약일 가능성이 크다. 현재보다 나은 조건을 장담할 수 없다. 송재우 MBC SPORTS+ 해설위원은 "이 시기에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팀이 즉시 전력감 영입을 노린다. 멀어진 팀은 리빌딩에 필요한 자원을 물색한다"면서 "황재균은 모두 해당되지 않는다. 서른 살이 넘었고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는 실력을 입증하지도 못했다"며 옵트아웃 행사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물론 국내 무대로 유턴할 가능성도 있다. 황재균은 3루수가 필요한 팀엔 여전히 매력적인 자원이다. 현재 LG는 외인 선수 루이스 히메네스의 교체를 고려하고 있다. 친정팀 롯데도 지난겨울 그의 잔류를 위해 공을 들였다. kt도 핫코너의 공격력이 약하다.
국내 구단 협상 데드라인은 7월 31일까지다. 그 전에 계약해야 포스트시즌에 출전할 수 있다. 이미 외부 FA 선수 2명을 영입한 삼성을 제외한 9개 구단이 황재균과 입단 협상을 할 수 있다. 다만 원소속팀 롯데 이외 구단이 황재균을 영입할 경우 보상선수를 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