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들의 전유물이던 시절은 지났다. 최근 종영한 주말극 '터널'은 6.490%(닐슨 코리아 유료 플랫폼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역대 OCN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성적을 얻었다. 2~3%만 돼도 성공적이라 평가받던 때가 불과 몇 년 전이다. '나쁜 녀석들'·'38사기동대'·'터널'을 거치며 OCN 드라마를 시청하고 주목하는 이들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OCN이 본격적으로 오리지널 시리즈를 만들기 전에도 분명 장르 드라마를 향유하던 시청자층은 있었다. 이들은 주로 'CSI'나 '크리미널 마인드' 등의 미국드라마를 즐겨 시청했다. 쉽게 TV로 접할 수 없었기에 소수의 마니아층이 만들어졌고, 국내에서 장르물은 마니아들의 것으로 자리잡아갔다. 이 같은 폐쇄적 분위기를 깨부순 장본인이 OCN 오리지널 시리즈다.
OCN 장르물에는 한계가 없다. 처음엔 미국드라마 같은 형사물이, 최근엔 타임슬립 소재의 판타지물이 제작됐다. 소재는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오는 3일 첫 방송되는 '듀얼'은 복제인간이 주인공이다. OCN 관계자는 "시청자는 오래 지속된 기-승-전-멜로에 지쳐있다. 미국이나 일본 드라마를 즐겨보는 시청자의 수도 늘어났다. 지상파 3사에서 플랫폼이 확장되면서 시청자의 눈높이가 높아진 상황이다. 시청자의 요구에 맞춰 기승전멜로 드라마에서 탈피, 웰메이드에 초점을 맞춘 장르극이 사랑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터널'이 기록한 6.490%의 시청률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100명 중 6명이 TV 앞에서 본 방송을 사수했다. 평범한 시청자들이 OCN드라마를 찾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다. 채널의 타깃 시청자는 2549(25세-49세)인데, 이들을 넘어 10대나 50대의 구미를 당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듀얼'은 정재영과 김정은을 주연 배우로 내세웠다. 젊은 시청자들보단 중장년층에게 익숙한 배우들이다. 앞서 '터널'이 최진혁·이유영 같은 젊은 세대들에게 익숙한 배우들을 내세웠던 것과는 다르다. 정재영과 김정은의 기용은 중장년층 시청자의 시선을 끌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듀얼'의 이종재 PD는 정재영의 부성애 연기를 강조하며 "이 드라마를 기획하며 부모의 마음을 느끼게 됐다. 그런 부분들이 중장년층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포커스가 될 수도 있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