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 두꺼운 선수층과 완벽한 경기력을 바탕으로 최근 몇 년간 꾸준히 K리그 클래식(1부리그) 1강으로 군림해 왔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절대 1강'으로 꼽히는 팀답지 않게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을 당하며 전력 누수가 심해진 탓이다.
올 시즌 전북은 그야말로 '부상병동'이다. 그것도 하나같이 전북에 없어선 안 될 선수들이 줄줄이 다쳤다. 입단 첫 해인 2016년 눈부신 활약을 보여줬던 로페즈(27)는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CL)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전에서 부상을 당해 일찌감치 전력에서 제외됐다. 중원의 핵인 이재성(25)은 개막을 이틀 앞두고 팀 훈련에서 비골 골절상을 당했고, 2라운드 수원 삼성전에서는 이승기(29)가 상대 태클에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와 외측인대가 부분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다.
베테랑 이동국(38)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재활을 반복했고, 새로 영입한 마졸라(28)는 발목 부상으로 아직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여기에 오른쪽 수비수 이용(31)도 발목을 다쳐 최소 3주가량 전력에서 이탈할 예정이다.
그동안 최 감독은 임기응변으로 부상 선수들의 공백을 메워 왔다. 최 감독 스스로도 "걱정했던 것에 비하면 시즌 초반을 잘 버텼다"고 평가했을 정도로 주축 선수들이 없는 가운데서도 리그 1, 2위를 다투며 선두권을 지켰다. '이 없으면 잇몸' 정신으로 버틴 셈이다.
하지만 임기응변에도 한계는 있었고, 지난 9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 부상 선수에 경고 누적 결장까지 겹치며 0-4 대패를 당했다. 그렇지만 전북의 저력은 무서웠다. 다음 경기인 6일 대구 FC전 2-0 승리로 연패를 끊고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어렵게 한숨을 돌린 전북은 부상자들이 복귀하기까지 잘 버텨내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다행히 이동국과 이승기는 이미 복귀했고, 이재성도 조만간 그라운드로 돌아온다. 이재성의 복귀는 천군만마와도 같다.
전북 관계자는 "이재성은 빠르면 이번 울산전(14일) 복귀도 가능할 것 같다. 그러면 김보경(28)도 더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로페즈 역시 6월 중순, 늦어도 7월에는 경기에 나설 수 있을 예정이다. 전북의 본격적인 '우승 경쟁'은 부상자가 모두 돌아와 100% 전력이 됐을 때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