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 가고 5월이 왔다. 개막 후 한 달이 지났다.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모두 26경기씩 소화했다. 현재 1위 팀은 개막 전부터 강호로 평가받았던 KIA다.
강력한 선발진의 힘을 앞세워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팀 18승 중 선발승이 15승이다. 선발 투수가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던진 경기는 무려 12번. 2위 LG(7회)와도 큰 차이다. 경기를 치를수록 득점력도 향상되고 있다. 4월 중순까지는 KIA의 독주 양상이었다. 하지만 이후 NC가 무서운 속도로 뒤를 쫓았다. 시즌 출발은 좋지 않았지만, 어느새 KIA를 0.5경기 차로 따라 붙었다. 3위 LG와의 격차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개막 6연승 뒤 5연패라는 롤러코스터를 탄 LG는 투수력을 앞세워 5할 승률에서 +4승을 저축했다. 6연패로 시즌을 시작한 SK는 압도적인 홈런 파워를 앞세워 4위에 랭크됐다.
롯데는 시즌 초반에 비해 기세가 다소 꺾였지만, 5할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5연패 한 번, 6연패 한 번씩을 기록한 넥센은 최근 4연승으로 4월 마지막 날에 시즌 첫 5할 승률을 달성했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두산은 7위에 처져 있다. 하지만 5할 승률 -1이다.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힘이 있다. kt는 개막 이후 7승 1패로 기세를 올렸지만, 이후 5승 13패로 부진하다. 마운드는 예년에 비해 힘이 부쩍 붙었다. 하지만 팀 타율 0.230인 타선 침묵이 장기화되고 있다. 한화는 5할 승률에서 -6으로 처져 있다. 지난 두 시즌 한화는 홈에서 강한 팀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홈에서 3승 8패로 부진하다. 더 떨어지면 곤란하다. 삼성의 추락은 4월의 KBO 리그에서 가장 어두운 소식이다. 불과 2년 전 정규시즌 우승을 하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삼성은 올해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아직 10승 고지를 밟지 못했다. 4승 2무 20패. 승률이 0.167에 그치는 참담한 성적이다.
4월 한 달 간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역시 '선발 야구의 부활'이다.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지면서 제구가 되는 선발 투수들이 본격적으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급 외국인 투수들의 등장도 한 몫 했다. 지난해 두산의 15승 선발투수 네 명을 '판타스틱 4'라 불렀다면, 올해는 다른 팀에도 비슷한 별명들이 많이 등장했다. 1위 KIA는 헥터 노에시-팻 딘-양현종에 4선발 임기영까지 활약하면서 최강 4선발을 구축했다. 3위 LG에는 데이비드 허프-헨리 소사-류제국-차우찬으로 이어지는 '어메이징 4'가 있다. 공동 5위 넥센도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을 국내 선발 4인이 메우고 있다. 지난해 15승 투수 신재영, 국가대표급 불펜 투수에서 나란히 선발로 전환한 한현희와 조상우, 5선발로 확실하게 자리 잡은 최원태까지 어느 누가 나가도 믿음직스럽다.
넥센과 순위가 같은 롯데 역시 브룩스 레일리와 닉 애디튼이 안정감을 뽐내고 있는 데다, 국내 에이스 박세웅이 성장한 덕을 톡톡히 봤다. 2위 NC에는 제프 맨쉽이라는 복덩이가 굴러 들어왔다. 첫 6경기에서 6승. 역대 최다 기록이다. 김성근 감독 부임 이후 늘 '퀵 후크'로 논란을 빚었던 한화조차 올해는 선발 투수들이 6회나 7회에도 종종 마운드에 올랐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