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연" "깡패 많이 한 분"... 이름은 하난데, 불리는 이름은 여럿이다. 배우 김희원의 얘기다.
김희원은 26일 이선균과 함께 JTBC '한끼줍쇼'에 출연해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서의 한 끼 도전에 나섰다.
앞서 김희원은 지난 2016년 MBC '무한도전 - 못.친.소 페스티벌2'에 출연해 반전 매력남으로 주목을 받았다. 악역 배우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순박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물했던 바 이번 '한끼줍쇼'에서의 활약상도 기대를 모았다.
이날 김희원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전단지를 나눠주며 등장, 규동형제에 쭈뼛쭈뼛 다가왔다. 이경규와 강호동은 그가 게스트임을 눈치챘지만, 단번에 이름을 말하지 못하며 굴욕을 안겼다. 김희원은 익숙한 듯 "열심히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이후로도 김희원의 굴욕은 계속됐다. 혜화동을 거닐며 마주친 시민들 역시 김희원의 이름을 쉽사리 입에 올려놓지 못했고, 이를 지켜보던 이선균은 "영화 홍보가 중요한 게 아니다. 김희원 이름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원은 "네가 더 죽이는 거야"라며 소심하게 목소리를 높여 웃음을 안겼다.
팀 선정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피톤치드성애자' 강호동에 딱 걸리고 만 것. 나무 얘기를 하던 강호동의 말에 리액션을 해준 것이 화근이 됐다. 이후 강호동은 김희원을 붙잡고 지나가는 주민과 소통을 하는가 하면 폭풍 멘트를 쏟아내며 김희원의 혼을 쏙 빼놨다. 김희원이 점점 지쳐가는 모습을 보이자 이선균은 "(김)희원이 형이 열심히 하는 거 정말 싫어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이경규 역시 "쟤 영혼이 날라갔다"고 혀를 찼다.
결국 김희원은 이경규를 향해 "형님 저 끌려가는 것 같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뒤집기로 팀을 나누기로 한 네 사람. 김희원은 또다시 강호동과 한 팀이 됐다. 강호동은 김희원과 팔짱을 낀 채 투스텝 걷기를 강요했고, 김희원은 마치 종이 인형처럼 힘없이 펄럭거려 웃음을 자아냈다.
긴장감 속에 김희원이 첫 도전에 나섰다. 김희원은 "저 배우 김희원이다. 저를 아시냐"고 수줍게 물었다. 하지만 집주인은 대답도 없이 인터폰을 뚝 끊었고, 이를 지켜보던 모두는 포복절도했다. 김희원 역시 자포자기한 듯 "나 안 할래"라며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하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집주인이 대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 것. 김희원은 차분히 다시 한번 프로그램의 취지를 설명했고, 집주인은 "들어오세요"라며 흔쾌히 허락했다. 누구도 예상 못한 그림이었다. 김희원은 금세 의기양양해져 "인지도는 상관없다. 인상이 좋아서 그렇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선균과 이경규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한동안 입을 다물지 못했다.
김희원·강호동이 입성한 곳은 딸 내외와 함께 살고 있는 할머니의 집이었다. 딸 부부가 바빠 할머니는 항상 홀로 저녁을 먹는다고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김희원과 강호동은 할머니와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일일 말벗으로 활약했다. 평소라면 귀찮다며 식사를 걸렀을 할머니도 환히 웃으며 따뜻한 저녁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