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쑤 쑤닝(중국)전 결승골의 주인공 미드필더 이창민(제주 유나이티드)이 소감을 밝히며 활짝 웃었다. 이창민은 25일 중국 난징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7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H조 5차전 장쑤 원정 1-1로 맞선 후반 3분 환상적인 중거리슛 결승골을 꽂았다.
적지에서 극적 2-1 역전승을 거둔 제주(승점 7·2승1무2패)는 선두 장쑤(승점 12·4승1패)에 이어 조 2위로 올라섰다. 제주는 다음달 9일 감바 오사카와 6차전에서 승리할 경우 자력으로 16강 토너먼트에 오른다.
이창민은 "일단 무조건 승점 3이 필요한 상황이기에 경기에 임하는 마음가짐은 '무조건 이겨야한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면서 "1-1 동점 상황에서 우리 팀에게 찬스는 무조건 생길 거라고 생각했는데, 저한테 올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로써 이창민에게는 '챔피언스리그의 사나이'라는 별명이 붙게 됐다. 그는 지난 삼일절 감바 오사카와 챔피언스리그 원정에서 골을 넣고 경기장을 가로질러 달리는 '박지성 세리머니'를 펼쳤다. 아시아 무대에서 유독 강한 비결을 묻자 그는 웃기만 했다. 그러면서 "최근 경기 일정이 빡빡해서 많아서 선수들과 코칭·지원스텝이 잘 쉬지도 못했다. 골을 넣어서 기쁜 마음보다 생각보다 먼 원정길을 승리라는 결과로 피로를 덜고 돌아갈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이창민은 팀 동료들 사이에서 '축구 또라이'로 통한다.
무슨 일이든 "이만하면 됐다"고 말하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 일이 축구라면 눈이 돌아갈 만큼 더 강한 승부욕을 보인다. 잠 많던 고교 시절 새벽 개인 운동을 하루도 거른 적이 없다. 청소년 대표팀에서 반드시 주전을 차지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졸린 눈을 비비면서도 볼을 찼다. 이때 생긴 습관은 성인이 된 지금까지 이어졌다. 지금도 팀에서 가장 늦게까지 남아 개인 운동을 한다.
동료 미드필더 권순형은 "창민이는 헬스장에서 산다. 언제 가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창민은 "아무리 힘든 훈련을 해도 체력 운동으로 마무리한다. 그럴 때마다 형들이 지나가면서 '저 축구 또라이 진짜 독하다'고 농담하는데 오히려 그 말에 희열을 느껴 조금이라도 더 하게 된다"며 웃었다. 이어 "승부욕이 발동되면 티가 나는가 보다. 같은 팀 형들이 '쟤 또 시작됐다. 또라이 모드 시작됐다'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감바 오사카전에서 터진 장거리슛 역시 근성으로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그는 '골키퍼가 나온 틈을 노려 슈팅을 시도하라'는 조 감독의 조언을 받아들여 고단한 팀 훈련이 끝난 뒤에도 홀로 슈팅 연습에 매달린 지 1년 만에 실전에서 성공했다. 이창민은 "축구에 올인해 올 시즌 동료들과 우승컵 하나는 들어 올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급한 불을 끈 이창민의 목표는 확실하다. '트레블(3관왕)'이다. 그는 "팀 목표는 챔피언스리그 , 정규리그, FA컵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당장 눈앞에 놓인 목표는 5월 말 브레이크 타임이 걸리기 전까지 모든 경기를 패배 없이 마무리를 하고 싶다. 챔피언스리그 16강을 가는 것이 눈 앞에 놓인 목표와 숙제"라고 했다. 개인적인 목표다 있다. 그는 "올 해 리그가 끝나면 외부에서든 저 스스로든 작년보다는 발전 했다는 평을 듣고 저 스스로도 느끼는 게 목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