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떠오른 신흥 대세와 언제나 믿고 봤던 전통 강자의 대결이 제53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에서 펼쳐진다. 누가 받아도 이견이 없기에 그 어느 때보다 예측이 힘들다.
김고은은 생애 두번째 드라마인 tvN '도깨비'로 TV 부문 후보에 올랐다. 서현진은 현재 그를 '로코퀸'으로 만들어준 tvN '또 오해영'으로 첫 백상 무대에 선다. KBS 2TV '공항 가는 길'로 다시 한 번 연기 내공을 보여준 베테랑 김하늘과 이젠 로맨틱 코미디 전문가가 된 박보영이 백상에 도전한다. 안방극장 20대 여배우를 대표하는 얼굴 박신혜는 역시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백상예술대상은 5월 3일 오후 5시 서울 코엑스 D홀에서 개최된다. JTBC PLUS 일간스포츠가 주최하며 JTBC와 JTBC2에서 생방송된다. (소개는 가나다순)
김고은(tvN '도깨비')
'도깨비'의 지은탁은 김고은이 아니고선 상상할 수 없는 캐릭터였다. 러블리한 눈웃음과 애교에 시청자의 마음은 저절로 움직였다. '도깨비'의 김고은을 한 번 본 이상 영화 속 거친 캐릭터를 연기하는 김고은은 떠오르지 않았다. 충무로 연기파 배우에서 사랑스러운 로코(로맨틱 코미디) 여주인공으로 성공적인 변신을 해낸 것. '도깨비'를 통해 그의 연기 영역에 한계가 없음을 증명했다.
단순한 인기를 넘어 신드롬을 일으켰다. 마지막 회 시청률이 20.509%(닐슨 코리아 전국 유료 플랫폼 기준)까지 치솟으며 tvN 역사상 최초로 20%를 돌파했다. 중국발 사드의 영향에도 새로운 한류로 떠올랐다. 일각에선 암암리에 불법으로 시청하는 중국 내 시청자까지 포함하면 김은숙 작가의 전작 '태양희 후예'의 인기를 뛰어넘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고은은 그렇게 로코의 새 얼굴, 한류의 새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김하늘 (KBS 2TV '공항 가는 길')
지난해 가을 방송된 '공항 가는 길'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발랄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들(SBS '질투의 화신'·MBC '쇼핑왕 루이')과 경쟁해 8~9%대 시청률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만족스럽지 못한 시청률과는 달리 시청자는 '공항 가는 길'을 향해 호평을 쏟아냈다. 그 비결엔 김하늘의 열연이 있었다.
'공항 가는 길'은 기혼자의 사랑을 그린다.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불륜 멜로다. 그 속에서 그려내는 금지된 사랑은 시청자의 거부감을 사지 않아야 했다. 극 중 유부녀 최수아를 연기했다. 어깨가 무거웠다. 결론적으로, 그는 역시 베테랑이었다. 드라마가 불륜 멜로에서 멜로에 방점을 찍을 수 있었던 것은 섬세한 감정 연기 덕분. 여전히 예쁜 얼굴에선 엄마의 모성애가 느껴졌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박보영 (JTBC '힘쎈 여자 도봉순')
'도깨비'가 tvN의 새 역사를 썼다면, '힘쎈 여자 도봉순'은 JTBC 드라마의 새 역사를 썼다. 최고 시청률은 9.668%. 역대 JTBC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성적이다. 박보영은 '힘쎈 여자 도봉순'의 타이틀롤 도봉순을 연기하며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도봉순은 박보영을 위해 만들어진 캐릭터였다. 작은 체구와 귀여운 얼굴로 장정 여럿을 쓰러뜨리는 힘 센 여자는 박보영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이었다. 그가 가진 사랑스러움이 곧 '힘쎈 여자 도봉순'의 매력이었다.
앞서 박보영은 영화 '과속 스캔들'로 제45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여자신인상을 수상한 바 있다. 로코 전문가가 돼 돌아온 그는 8년 만에, 이번엔 TV 부문 최우수상에 도전한다.
박신혜 (SBS '닥터스')
시청률의 여제다. SBS '상속자들'(2013)·'피노키오'(2014) 등 출연 작품마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사랑받았다. '닥터스' 또한 마찬가지. 최고 시청률 21.3%(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로 안방극장에 '닥터스' 붐을 일으켰다. 박신혜는 '닥터스'를 통해 그동안 해오던 멜로 연기를 벗어나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간 남자의 보호를 받는 여주인공이었다면, '닥터스'에선 당당한 여의사 유혜정을 연기했다. 유혜정의 성장 과정을 섬세하게 그리며 안방극장의 공감까지 얻었다. 박신혜는 백상예술대상에서 항상 무거운 손으로 돌아간 주인공이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TV와 영화 부문을 넘나들며 5년 연속 인기상 트로피를 안았다. 이번엔 최우수 연기상이다. 지난 한 해 괄목할 만한 연기 성장을 이뤄낸 그가 올해도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서현진 (tvN '또 오해영')
연예가에서 가장 러브콜을 많이 받는 여배우를 꼽으라면 단연 한 자리는 서현진의 것이다. 지금 가장 뜨거운 로코 퀸이기 때문. 그런 서현진을 만들어 준 작품이 바로 '또 오해영'이다. 연기 경력이 짧지 않으나 주로 악역이나 사극 속 캐릭터를 맡았던 그는 '또 오해영'을 통해 사랑스러운 로코 퀸으로 우뚝 섰다. 대체 불가능한 배우라는 평을 듣는다. 연기 내공이 탄탄해 코믹 연기부터 애절한 눈물 연기까지 모두 훌륭하다. 게다가 걸크러시형 캔디가 대세인 요즘 로코 시장에서 망설임 없이 망가지는 서현진은 안성맞춤 여주인공. 화려하다기보단 단아한 그의 외모는 현실밀착형 로코와 잘 어우러진다. 서현진은 '또 오해영'에 이어 '낭만닥터 김사부'까지 2연타 흥행에 성공했다. '대세의 기세'를 몰아 서현진이 첫 백상 트로피를 안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