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타선 경계 대상 타이 켈리, 샘 펄드, 아이크 데이비스(왼쪽부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이 이스라엘 타선에서 경계해야 할 선수는 누구일까.
이스라엘 타선은 전·현직 빅리거가 이끌고, 마이너리거가 뒤를 받친다. 그러다 보니 '마이너리그 거포' 유형이 많다. 힘은 좋지만, 정확도 면에서 떨어진다. 이스라엘의 대회 공식 시범 경기를 지켜본 이순철 대표팀 타격코치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이라 그런지 힘은 확실히 좋다. 반면 정확성은 조금 떨어지는 모습이었다"고 평가했다. 박치왕 상무 감독은 "이스라엘에 눈에 띄는 타자는 없었다. 떨어지는 변화구에 잘 속는 유형이 많아 보인다"고 했다.
파워 히터가 다수지만, 정확성을 겸비한 선수도 있다. 뉴욕 메츠에서 대타로 뛰고 있는 타이 켈리와 FA(프리에이전트) 신분 샘 펄드(전 오클랜드)가 대표적이다. 이스라엘의 리드오프를 맡고 있는 펄드는 빅리그에서 8시즌 599경기를 뛴 베테랑이다. 수비와 선구안이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통산 스윙 비율이 38.1%에 불과할 정도로 방망이를 쉽게 내지 않는다. 유인구에 좀처럼 속지 않는 타자다.
켈리는 마이너리그에서 8시즌을 보낸 뒤 지난해 메츠에서 빅리그 데뷔에 성공했다. 파워가 약하지만,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펄드와 마찬가지로 선구안이 강점으로 꼽힌다. 기록이 말해 준다. 프로야구 8시즌 동안 켈리의 볼넷과 삼진 개수는 각각 535개로 똑같다. 특히 2014년엔 트리플 A에서 뛰면서 102개의 볼넷을 얻어 냈다.
펄드와 켈리는 경찰청·상무와 시범 경기에서 테이블 세터로 출전했다. 리드오프를 맡은 펄드는 2경기에서 5타수 4안타(2루타 1개)를 때려 내며 좋은 타격감을 과시했다. 볼넷은 1개를 얻어 냈다. 펄드는 7타수 4안타를 기록했고, 4사구 2개를 얻어 냈다. 둘 모두 5할 이상의 출루율을 기록하며 밥상을 확실히 차렸다. 대표팀 투수진이 둘에게 많은 공을 던지게 되면 마운드 운용이 자칫 꼬일 수 있다. 유인구보다 정면 대결을 택하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
테이블 세터가 차린 밥상을 먹는 건 아이크 데이비스의 몫이다. 그는 이스라엘 타선의 핵심으로 빅리그 통산 7시즌 동안 81개의 홈런을 때려 냈다. 지난 2012년 뉴욕 메츠 소속으로 32홈런을 기록했다. 데이비스의 파워는 지난 1일 타격 훈련에서 확인됐다. 배팅볼을 받아쳐 고척돔 우측 외야 상단 관중석을 직격했다. 이 타격코치는 데이비스의 타구에 입을 떡 벌렸다.
힘은 강하지만, 약점도 뚜렷하다. 빅리그 통산 왼손 투수 상대 타율이 0.196에 불과하다. 지난해 트리플 A에서 좌투수 상대 타율은 0.055(55타수 3안타)에 그쳤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 역시 0.576으로 낮다. 특히 커브에 약점을 보인다. 커브를 공략해 기록한 타율은 0.186으로 2할이 되지 않는다. 데이비스를 막기 위해 박희수·이현승 등 왼손 불펜 요원이 원 포인트로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