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천둥은 보이그룹 엠블랙 막내 혹은 산다라박 동생으로 대중에게 인식돼 왔다. 훈훈한 외모 때문에 그룹 해체 후 연기자로 곧장 전향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그의 첫 번재 꿈은 음악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마이클잭슨·저스틴 팀버레이크의 노래를 들으며 나만의 음악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엠블랙으로 데뷔하고서도 자작곡을 쓰며 내공을 갈고 닦았다. 예능 출연도 자제해가며 음악적 성공을 위해 달려왔다. 하지만 엠블랙이라는 틀 안에선 천둥의 색깔을 드러낼 수 없었다. 데뷔만 하면 가능하리라 생각했던 꿈인데 생각보다 기회도 적었다. 그렇게 데뷔 7년차가 된 지난 지금에서야 천둥은 자작곡으로 꽉 채운 첫 솔로앨범 'THUNDER(썬더)'를 내놓았다.
'썬더'는 천둥이 뮤지션으로서 음악적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한 앨범이다. 타이틀곡 'Sign(싸인)'은 펑키한 팝 장르의 곡으로 서로의 마음을 사인으로 확인하는 위트있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뮤직비디오는 천둥이 좋아하는 여성에게 다가가지만 총에 맞고, 다시 과거로 돌아가기를 반복하며 결국 그녀의 싸인을 알아채 마음을 얻는 데 성공하는 재미있는 스토리를 담았다.
-첫 앨범인데 사진 대부분 얼굴을 반쯤 가렸다. "몽환적인 이미지를 좋아한다. 만약에 책상에 커피가 있는데 느낌이 정말 좋다면 내 얼굴 대신 커피를 크게 넣을 수 있다. 작업해주신 작가님도 얼굴 사진을 잘 안찍는 분이시라고 들었다. 나랑 작가님이랑 코드가 잘 맞았다."
-비주얼보단 감정표현에 집중하겠다는 일종의 포부인가. "전에 박진영 JYP 대표프로듀서가 '무대에서 너무 감정에 취해서 음이 나가는 건 좋은 현상이다'라는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감정이 중요하다는 말을 해주신 적 있다. 그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안무는 얼마나 연습했나. "춤에 재능이 없어서 연습을 많이 했다. 또 그룹활동부터 춤을 오래 추긴 했으니까 외우는 건 하루면 다 외우는데 그걸 숙성시키는데 오래 걸린다. '싸인'은 남녀가 부르는 노래라 커플댄스도 있고 혼자 추는 댄스도 있다. 다채로운 볼거리가 많은 무대라고 생각한다."
-안무 연습실에 이준이 놀라왔다고. "특별히 긴 말은 안 한다. '좋네' 이런 정도로만 반응했다. 원래 형이 그렇게 말이 많은 편이 아니다. 내가 안무 하는 것들 보고 같이 밥 먹으러 갔다. 메뉴는 삼겹살이었다."
-에이팝 조영철 대표는 어떤 조언을 해줬나. "나를 처음으로 믿어주신 분이다. 처음 만난 날 'PD님 이런 곡을 썼습니다'하고 드렸을 때, '굉장히 좋다. 음악하는데 재능이 있다'고 해주셨다. 그런 말은 처음 들었다. 그 이후로 음악을 더 진지하게 더 열심히 하게 됐다. 그게 내가 조영철PD님께 보답하는 길이다."
-소속사 만족도는 얼마나 될까. "300% 만족한다. 믿어주는 사람이 있는 것도 좋고 회사 자체도 좋다. 에이팝이나 미스틱은 셀프프로듀싱하는 아티스트분들 위주라서, 나도 그런 기회를 처음으로 얻었다. 음악인으로서 정말 최고인 것 같다."
-요즘 하고 있는 고민은 뭔가. "다음 앨범이다. 지금 내 생각으로는 두 번째 앨범에선 대중적인 노래로 채우고 싶다. 중독성있고 따라부르기 쉬운 후렴이 있는 노래들이면 좋겠다. 장르는 레트로 팝으로 하면 어떨까."
-이제 첫 앨범에 나왔는데 벌써 다음 앨범 고민이라니. "비(정지훈) 형이 프로듀싱할 때 많이 배웠다. 어마어마한 노력파다. 지금도 내가 존경하는 형이고, 노력의 제왕이다. 형이 '앨범 준비가 끝났으면, 이제 다음 앨범 준비할 차례'라고 매번 말씀해주셨다." -비도 가끔 만나나. "이번 앨범 준비하면서 한 번 봤다. 올해 콘서트를 보러가서 만났다. 거기서 오랜시간 이야기는 나누지 못했다. 비 형이랑 다른 스태프 형들이랑 두루두루 이야기를 나눴다."
-앰블랙에 대한 미련은 없을까. "미련이라기 보다 좋은 추억이기 때문에 생각이 자주 난다. 엠블랙 하면서 만나온 팬들이 정말 많다. 추억이 아름답게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