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전북은 26일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인의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ACL 결승 2차전 알 아인과 경기서 최소 무승부만 거둬도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다. 지난 19일 전주에서 열린 1차전 당시 2-1 승리를 거두며 유리한 고지를 확보한 덕분이다.
물론 패할 경우는 복잡해진다. 알 아인이 1차전서 원정골을 기록했기 때문에 0-1로 지면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알 아인이 우승을 가져 간다. 반면 1-2로 패하면 연장 승부를 치러야 한다. 다시 말해 전북 입장에선 2차전에서 지더라도 최대한 많은 골을 넣는 게 중요하다.
2006년 이후 10년 만의 ACL 우승을 꿈꾸는 전북은 트레이드 마크인 '닥공(닥치고 공격)'으로 원정에서 시원한 승리를 거두겠다는 각오다. '비기기만 해도 이기는' 경기를 워낙 많이 치러본 만큼 방심은 금물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최강희(57) 감독도 "1차전에서 무실점 승리를 원했는데 1골을 내줬다. 꼭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원정에서도 이긴다는 생각으로 공격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자신감을 뒷받침하는 이유도 분명하다.
일단 1차전에서 2골을 넣은 레오나르도(30), 교체 투입과 함께 도움을 기록하며 분위기를 바꾼 이동국(37), 김신욱(28), 김보경(27), 이재성(24) 등 주전 선수들이 건재하다. 그 말은 곧 올 시즌 ACL을 치르며 13경기서 28골을 휘몰아친 막강한 공격력이 건재하다는 뜻이다. 2골 차 승리를 거둬야 우승컵을 들 수 있는 알 아인이 안방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올 테지만, 이 또한 전북이 바라는 바다. 전북은 창과 창의 대결에서 언제나 강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수비 역시 한층 단단해졌다. 1차전서 오마르 압둘라흐만을 잘 막아낸 최철순의 컨디션이 여전히 좋다. 경고누적으로 1차전에서 결장했던 중앙수비수 조성환의 복귀는 천군만마다. 또한 최 감독은 이번 UAE 원정을 준비하면서 명단에 오른 18명만 데려오는 대신 25명의 선수들을 데려와 훈련에 적극적으로 투입시켰다. 조직력과 완성도를 끌어올려 100%로 우승컵을 들어 올리기 위해서다. 덕분에 선수단은 20일 두바이행 비행기에 올라 UAE에 도착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아무래도 원정인 만큼 알 아인이 기존에 약속한 운동장 대신 거리가 멀고 잔디 상태가 좋지 않은 곳을 연습 장소로 내주는 등 '텃세'를 부리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UAE에서 전지훈련을 치렀던 전북은 자체적으로 훈련장과 호텔을 수배해 아부다비에서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 전북 관계자는 "선수들 모두 컨디션이 좋은 상태다. 훈련장 때문에 천국과 지옥을 오갔지만 지금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선수단은 아부다비에서 훈련을 진행하다 공식 기자회견이 열리는 25일(현지시간) 전날 밤 알 아인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동국은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겠다. 몸을 태운다는 각오로 준비하고 있다"며 "우승에 대한 결의는 우리가 알 아인보다는 훨씬 강하다고 믿고 있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더욱 간절히 원하는 팀에게 우승컵이 온다고 생각한다"고 굳은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