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틸리케'에서 바람 앞의 등불 신세로 전락한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자신을 둘러싼 세 가지 '핫토픽'에 대해 입을 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13일 오후 K리거 8명, 코칭스태프와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12일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서 끝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서 이란에 0-1로 완패를 당한 한국은 A조 3위로 추락해 본선 직행에 위기를 겪게 됐다.
하지만 결과보다 더 중요한 건 내용이었다. 역대전적에서 한 번도 승리한 적 없는 이란전인 만큼 패배도 각오했던 경기였으나 내용이 지나치게 좋지 않았다. 더구나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공격수 얘기를 하며 카타르의 세바스티안 소리아 같은 선수가 없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슈틸리케 감독을 향한 여론은 급격히 악화됐고, 궁지에 몰린 슈틸리케 감독은 귀국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에 답했다.
◇슈틸리케 감독 귀국 일문일답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패스를 비롯해 모든게 잘 되지 않았다고 했다. 원인은? "일단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고 귀국한 점이 마음이 무겁다. 우리가 원한 결과뿐만 아니라 한국을 대표해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했어야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오늘도 오면서 몇몇 선수들과 얘기를 해봤지만 우리가 준비하고 얘기해온 부분이 전혀 보여지지 않았다는데 의견이 모였다. 왜 그랬는지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란전은 수비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일대일 경합 등에서 적극적으로 해달라고 주문했는데 초반 미스가 나왔고 공격 방향전환도 빠르게 가져가며 플레이 유기적으로 하려고 했다 하지만 초반에 실수가 나오다보니 팀 전체적으로 영향을 끼쳤고 원정에서 많은 부담과 압박감에 시달린 것 같다."
-상대가 생각보다 더 강했나? "이란은 분석한대로 나온 것 같다. 경기 시작 전 이란 명단 바탕으로 포메이션 그리고 전술 등을 그려서 라커룸에 붙여놨다. 충분히 우리 예상대로 나왔다고 생각하는데 경기장 관중들도 많았고 추모일 분위기도 우리를 위축시키지 않았나 싶다. 우리가 더 나은 팀이 되기 위해서는 이런 부분도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 필요하다."
-5차전 우즈베키스탄전이 중요해졌다. 변화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는데? "부임한 이후 주말마다 경기를 보러 다니고 있기에 확인할 선수들은 다 확인했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 전술적으로 부족하거나 개선할 점이 두 가지 있다. 우리가 7~8개월 전까지만 해도 수비가 견고했는데 수비를 다시 추슬러야 한다. 그리고 공격할 때 유기적인 플레이, 공 가지고 있을 때 적극성 등을 가다듬어야할 것 같다."
-많은 이들이 장현수의 위치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설명해달라. "장현수는 중앙에 더 어울린다는데 공감한다. 볼란치든 센터백이든 거기가 더 어울리는 게 맞다. 하지만 우리팀이 양쪽 풀백 문제점 발생하고 있고 오른쪽 차주리, 왼쪽 김진수 이후 대체자를 찾지 못한 상황이다. 오른쪽 김창수 이용 등이 와서 번갈아가며 뛰었는데 확고한 주전 입지를 다진 선수들이 없어서 쓰게 됐다. 장현수는 다시 중앙에 포진하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소리아 발언의 진위에 대해 다시 한 번 설명해달라. "지동원이 그날 원톱 스트라이커 출전 예정이라 면담을 했다. 그 때 카타르전 소리아 한 명이 우리 수비를 끌고 다녔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따로 얘기를 했다. 지동원에게 동기부여차원에서 네가 소리아보다 스피드도 빠르고 공중볼 강점 있고 발기술도 좋다고 얘기하면서 소리아가 한국전에서 보여준 저돌성과 득점 의지에 대해 언급했다. 그리고 경기 후 기자회견 말미에 그런 질문 나와서 전술,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 얘기하고 김신욱 투입까지 언급하다 소리아 얘기가 나왔다. 카타르전에서 경기 다시 역전시켰던 부분들이 부족했고 그런 부분에 대해 설명하다보니 당시 소리아가 떠올라 그 이름을 거론했다."
-이정협, 김진현 등 새로운 선수의 등용이 최근 없는데 11월도 마찬가지인가. "11월 같은 경우 우즈벡전 이전 친선경기 있다. 혹시 새로 올 선수 있다면 그 친선경기를 통해 점검하는 게 맞다. 친선경기 통해서 점검해볼 수 있고, 만약 이정협이 그 때까지 꾸준히 경기에 출전한다면 못 부를 일이 없다."
-우즈벡전의 중요성이 커졌다. 거취에 대한 얘기도 나오고 있다. 각오는? "감독의 거취와 별개로 선수들이 지금까지 준비한 대로 잘 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반대로 여러분들에게도 질문하고 싶은 것이 대한축구협회에서 지난 12년 동안 열 명의 감독이 평균적으로 재임한 기간이 15개월 정도다. 항상 감독 새로 선임하면 그걸 통해 뭘얻을 수 있는지, 경기력 향상이나 K리그 발전 등 지금까지 지나간 열 명의 감독이 어떤 결과가 있었는지 이 점을 잘 고려해야 한다. 나는 당장 나가라하더라도 운이 없었다고 할 뿐이지만 이런 부분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소리아 발언은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쳤을 것 같은데, 해명했는지? "일단 선수와 감독 사이에 갈등은 없다고 얘기하고 싶다. 이 부분에 대해 같이 귀국한 선수들에겐 얘기했고 먼저 간 선수들과도 오해의 소지는 남기지 않았다. 중요한 건 최종예선 들어와 중국전 이겼을 때도 비난, 시리아전 비기고 카타르전 이겼을 때도 계속 비난 여론이 있었다. 앞서 3경기서 득점을 계속 해오면서 공격 부분에 있어서 선수들을 비난에서 보호하고 싶었고, 시리아전도 수비는 잘했으니 보호해줬는데 이란전은 그 어떤 부분에서도 우세하지 않았기 때문에 보호해줄 수 없었다. 그런 부분에서 선수들도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