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7일 여름시장 만큼 기대를 모은 추석대전 첫 날 성적표가 공개됐다. 박스오피스 1위는 이변없이 '밀정'(김지운 감독)이 차지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밀정'은 개봉 첫 날인 7일 28만7064명을 끌어모아 누적관객수 30만5597명을 기록했다. 개봉 전 예매율이 70%를 육박했던 '밀정'은 스크린 수 1219개 관을 확보, 스크린에 '밀정'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렸다.
하지만 '밀정'만 웃었다. '윈윈' 전략은 통하지 않았다.
한 날 한 시 개봉한 또 한 편의 대작 '고산자, 대동여지도'(강우석 감독)은 2만9,578명을 동원해 누적관객수 5만201명을 나타냈다. 박스오피스 순위는 '밀정'의 뒤를 이어 2위에 올랐지만 순위는 사실상 중요한 것이 아니다. 100억 대작의 오프닝 스코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초라한 수치가 아닐 수 없다.
'밀정'은 192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의열단 리더 김우진(공유)에게 접근하는 조선인 출신 일본 경찰 이정출(송강호)의 이야기를 그린 한국형 스파이 물이다. 김지운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송강호와 공유를 비롯해 한지민 신성록 엄태구 등이 열연, 제작 단계부터 기대를 모았다. 이러한 관심은 곧바로 흥행으로 이어졌다.
'밀정'에 비해 화제성은 낮았지만 '고산자, 대동여지도' 역시 강우석 감독의 스무번째 작품, tvN '삼시세끼'로 친근감을 쌓은 차승원의 신작으로 주목 받았다.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4계절 풍광과 유머·감동이 녹아있는 스토리로 관객들의 환심을 살 것이라 예측됐다.
하지만 첫 날 결과는 참담했다. '밀정'의 예매율이 70%까지 치솟았을 때,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8~9%에 머물러 걱정을 자아내기는 했지만 이 정도로 저조한 성적표를 나타낼 줄은 몰랐다. 무려 9배차나 갈렸다. 하루 빨리 연휴가 시작돼 가족단위 관객이 몰리고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터지길 바라는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밀정'이 터지면서 27일째 1위 자리를 지킨 여름시장 마지막 주자 '터널'은 4위로 떨어졌다. 3위는 틈새 공략을 펼친 '거울나라의 엘리스'가 꿰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