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덕혜옹주(허진호 감독)'와 '올레(채두병 감독)'는 전혀 예상하지 못 했던 홍보 포인트로 관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덕혜옹주'는 3일 개봉 전까지 충무로에서 흥행하기 힘든 여성 캐릭터 중심 영화에, 무거운 시대극이라 여름 극장가에서 살아남기 힘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올 여름 '빅4'로 꼽혔던 '부산행'·'인천상륙작전'·'터널'이 개봉 당일 일일 박스오피스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던 것에 비해 '덕혜옹주'는 1위도 하지 못 했다. 하지만 의외의 이슈들이 홍보 마케팅으로 작용하며 역주행의 신화를 쓰는데 큰 보탬이 됐다. 그 결과 24일 누적관객수 500만 명(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을 돌파했다.
'덕혜옹주'가 이슈몰이를 하고 박스오피스 역주행을 할 수 있었던 건 영화 자체에 대한 호평과 입소문도 있었지만, 부가적인 홍보 포인트도 있었다. 타이틀롤 손예진이 영화 제작비 10억원을 투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관심을 모았다. 시대극이라 의상·세트 비용이 많이 들었던 상황. 영화 촬영 후반부에 제작비가 부족하다는 감독의 얘기를 듣고 손예진은 영화의 완성도를 위해 사비 10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영화사 측에서는 끝까지 숨기고 싶었던 바였다.
배우에게 피해가 될 수도 있고 영화 예산이 부족했다는 이미지를 관객들에게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히려 손예진이 10억원을 투자했다는 게 긍정적인 마케팅 포인트가 됐다. 손예진은 '주연배우로서 책임감 있는 행동을 했다'는 반응을 얻었고, '덕혜옹주'는 '손예진이 투자한 영화'로 알려지며 관객들에게 큰 관심을 끌었다.
'덕혜옹주'에 출연한 윤제문의 음주운전 논란도 관계자들의 걱정과 달리 영화엔 마이너스 요인이 되지 않았다. 윤제문은 세 번의 음주운전으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물의를 일으켜 출연한 영화 '덕혜옹주' 언론시사회에도 불참했다. 하지만 허진호 감독은 언론시사회 때 음주운전 후 자숙 중인 윤제문에 대한 질문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영화 촬영을 힘들게 했다. 항상 영화 촬영을 할 때는 힘들었는데 배우들, 특히 차까지 팔고 반성 중에 있는 윤제문은 좋은 연기로 반성을 보여준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 결과, 윤제문은 언론시사회에 참석하지도 않고도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을 올렸고 본의 아니게 영화를 홍보했다.
극 중 윤제문이 친일파 이완용의 수하 한택수 역을 연기했다. 착하거나 정의로운 캐릭터였다면 영화 개봉 전 터진 '음주운전' 뉴스가 관객들의 몰입을 방해하고 영화엔 막대한 피해를 줬을지 모른다. 하지만 윤제문이 영화에서 악역을 연기해 관객들의 집중도를 떨어뜨리진 않았다.
영화 관계자는 "손예진이 10억원을 투자한 사실이 영화 홍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몰랐다. 10억원 투자는 일부 관계자들만 알고 있을 정도로 쉬쉬하는 것이었는데 의외였다. 영화 개봉 전 사건이 터진 윤제문 때문에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영화 흥행에 큰 걸림돌이 되진 않은 것 같다"며 "사전에 준비한 영화 마케팅 전략보다 두 번의 이슈가 오히려 영화를 홍보하는데 큰 몫을 차지한 것 같다"고 전했다.
배우 신하균은 열애 소식으로 새 영화 '올레' 홍보를 톡톡히 했다. 신하균은 영화 '올레' 개봉을 하루 앞둔 24일 김고은과 열애를 인정했다. 열애 소식과 함께 신하균의 최근 근황에 관심이 쏠렸고, 주연작 '올레'가 25일 개봉한다는 사실이 자연스럽게 홍보됐다. 사실 작은 영화라 기대치도 낮고 홍보도 잘 안 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신하균의 깜짝 열애가 영화엔 엄청난 홍보 포인트가 된 셈이다. 이후 개봉 당일엔 실시간 예매율이 상승했다. 25일 개봉한 '최악의 하루'·'범죄의 여왕' ·히치콕 트뤼포' 등 7편의 영화 중 '고스트 버스터즈(4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예매율을 자랑했다.
'올레'는 퇴직 위기에 놓인 대기업 과장 신하균(중필), 사법고시 패스만을 13년 째 기다리는 고시생 박희순(수탁), 그리고 겉만 멀쩡하고 속은 문드러진 방송국 간판 아나운서 오만석(은동)까지 인생의 쉼표가 필요한 때, 제주도에서 펼쳐지는 세 남자의 무책임한 일상탈출. 영화는 '아재' 캐릭터의 로맨스도 함께 다룬다. 재밌고 유쾌한 영화이고, 신하균은 극 중 코믹한 로맨스연기를 펼치기 때문에 그의 연애가 영화 홍보엔 '의외의' 긍정적인 효과를 준 셈이다.
영화 관계자는 "영화 톤을 생각했을 때 신하균의 열애가 영화를 홍보하는데 플러스 요인이 됐다. 전혀 예상하지 못 했던 이슈가 영화 홍보 포인트가 된 것"이라며 "영화 공식 일정 보다 화제성은 확실히 더 컸다"고 설명했다.